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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소아·응급 의료사고 국가가 책임 강화…최대 18억 원 배상 보장

마혜경 기자

human07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4 18:41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전액 지원
환자 피해구제와 의료진 보호 동시에

분만·소아·응급 의료사고 국가가 책임 강화…최대 18억 원 배상 보장
[한국금융신문 마혜경 기자] 정부가 분만, 소아,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 피해를 보다 신속하고 충분하게 구제하는 한편, 고위험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부담을 줄여 필수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 사업」을 본격 시행하고, 오는 6월 25일부터 지원 대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보험 가입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이 의료사고 발생 시 감당해야 하는 막대한 배상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들에게는 안정적인 피해 보상 체계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보장 한도를 높이는 등 제도를 대폭 개선해 필수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강화했다.

정부는 최근 의료사고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의료진이 과도한 법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왔다. 이번 사업 역시 의료인과 환자 모두를 보호하는 이중 안전장치 구축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 대상 확대와 보장성 강화다.

기존에는 분만을 수행하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일부 소아외과계열 전문의,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가 지원 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모자의료센터 전담 전문의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중증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담당하는 모자의료센터 의료진은 물론,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소아전문응급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들도 국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자료: 보건복지부

▲자료: 보건복지부

보험 보장 한도 역시 상향됐다.

전문의의 경우 기존 총 17억 원 수준이던 보장 규모가 18억 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의료기관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기존 2억 원에서 1억5천만 원으로 줄어들어 의료기관 부담도 완화된다.

예를 들어 의료사고로 인해 18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은 1억5천만 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16억5천만 원은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자료: 보건복지부

▲자료: 보건복지부

전공의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8개 필수의료 분야 레지던트는 최대 3억3천만 원 규모의 배상보험 혜택을 받는다. 수련병원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2천만 원으로 낮아졌으며, 초과 금액은 보험으로 보장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보험료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의료기관이 일부 보험료를 부담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전문의와 전공의 모두 국가 지원만으로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전문의의 경우 1인당 연간 175만 원, 전공의는 30만 원의 보험료가 전액 지원된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보다 많은 의료진이 제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보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특약도 마련했다.

우선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한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가 7월 안에 보험에 가입하면 올해 3월부터 보험 효력이 소급 적용된다.

또한 경미한 의료사고 발생 시에도 원만한 분쟁 해결을 돕기 위해 최대 1천만 원 규모의 소액 배상 지원 제도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보험 가입 의료인이 의료사고로 인해 형사 고소나 고발을 당할 경우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고 피해자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비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의료진의 방어진료를 줄이고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분만과 소아진료, 응급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사고 발생 시 막대한 손해배상 위험 때문에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방 의료기관에서는 필수의료 인력 확보가 어려워 의료 공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의료진이 과도한 배상 부담 없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필수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보험 가입 신청은 6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능하며, 신규 가입 의료기관은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해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가입자들의 갱신 신청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된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 사업은 의료기관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의료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며 “의료인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하고 신속한 의료사고 피해 회복이 가능하도록 의료분쟁조정제도와 보험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더욱 견고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확대는 필수의료 현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 보호 수준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 발생 시 국가가 사실상 최대 18억 원 규모의 보상 체계를 뒷받침하게 되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보다 안심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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