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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도시 미관 해치던 한전 지상기기 ‘도시의 비밀상자’로 재탄생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3 11:21

용산구는 한전 지상기기에 공공디자인을 입혔다./사진제공=용산구

용산구는 한전 지상기기에 공공디자인을 입혔다./사진제공=용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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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희영)가 도시 미관을 해치던 전력시설을 시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공공디자인으로 탈바꿈시켰다고 13일 밝혔다.

구는 도심에 설치된 한전 지상기기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약 3개월간 공공디자인 시범사업을 진행해 최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녹사평광장(2개)과 이태원전망대 앞 보도(2개), 이태원역 4번 출구 일대(1개) 등 모두 3곳이다.

한전 지상기기는 전력과 통신 등 도시 기능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동안 거리 경관을 해치고 보행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인식돼 왔다. 여러 자치구에서 외관개선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주로 안전 확보와 관리 중심에 머물러 시민들이 직접 이용하거나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용산구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전력시설을 단순히 ‘가려야 할 대상’이 아닌, 도시 곳곳에 숨겨진 보물상자라는 의미의 ‘도시의 비밀상자(Urban Secret Box)’로 설정했다. 시설의 본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시민이 앉거나 만져보는 등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요소를 더해 즐거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번에 개발된 디자인은 표준형과 특화형으로 구성된다. 표준형은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 외장재를 활용해 외관을 단정하게 정리한 기본 모델로, 도심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향후 전력시설 전반으로 확산 가능한 기준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화형은 설치 장소의 특성에 따라 놀이형, 시설조합형, 그래픽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놀이형은 회전하는 공을 직접 만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아이와 보호자가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잠시 머물 수 있도록 했다. 공원이나 광장 등 비교적 여유 있는 공간에 소규모 놀이 요소로 활용된다.

시설조합형은 지상기기에 벤치와 테이블을 결합하고, 반려견 목줄 거치대 등 생활 편의시설을 함께 설치한 형태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시설을 하나로 묶어 대기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출입구나 공중화장실 인근 등 생활 동선과 맞닿은 장소에 적용을 고려했다.

그래픽형은 지역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외관에 담아 공간의 인지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구는 ‘2025년 용산구 가설울타리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등을 활용해 무채색 시설물에 시각적 변화를 주고,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올해 안에 구는 이번에 개발한 공공디자인을 이태원 일대 한전 지상기기 10개 이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용산구의 이번 시범사업은 같은 지상기기라도 장소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규모 기반시설을 도시 경험의 일부로 확장하고, 공간 특성에 맞는 해법을 적용한 용산형 공공디자인 모델은 향후 도시 시설 정비의 새로운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도시 곳곳의 한전 지상기기는 크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시설”이라며 “이번 사업은 이런 시설을 어떻게 더 잘 쓰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작은 시설부터 이용과 편의를 함께 고려한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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