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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아이온2’ 구한 건…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05 05:00 최종수정 : 2026-01-05 10:07

게임사 필수 덕목으로 ‘소통' 등장
이용자 함께하는 생태계 구축해야

▲ 김재훈 기자

▲ 김재훈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게임 흥행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개발자 의도와 다른 지점에서 이용자들이 재미를 느낀다. 의도했던 부문에서는 오히려 반감을 드러낸다. 수동적 성향의 이용자들이 능동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체감한다.”

얼마 전 만난 한 게임 개발자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다. 게임업계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달라진 이용자’는 핫한 이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게임 이용자들 성향은 상당히 능동적으로 변했다. 심심찮게 들려오는 트럭 시위나 이용자 주도 간담회가 대표적이다. 게임 생태계는 게임사, 개발자뿐만 아니라 이용자도 중요 일원으로서 주요한 위치로 올라선 느낌이다.

이 때문에 게임사와 개발자도 이제는 개발과정은 물론 출시 이후까지 이용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소통을 통한 상호 간 신뢰 구축이 게임 흥행은 물론 회사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가 그 대표 사례다. 아이온2는 올해 대형 신작으로 기대를 받았다. 신작 부재로 어려움을 겪던 엔씨소프트로서는 아이온2 흥행이 절실했다.

다행히 아이온2는 정식 출시 전 국내 이용자 테스트와 대만 미디어 대상 시연에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용자들의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자 엔씨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엔씨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이온2는 출시와 동시에 여러 잡음이 들려왔다. 지난해 11월 19일 출시 직후 이용자가 몰려 약 2시간 동안 서버가 다운되고, 캐릭터 생성 오류 등 이용 장애가 발생했다. 여기에 몇년간 엔씨소프트 신뢰 하락 주범으로 꼽힌 BM(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지적도 나타났다. 엔씨가 아이템 ‘영혼의 서’를 유료로 판매하지 않겠다는 초기 입장과 달리 아이템 패키지에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아이온2 출시 전 22만6,500원까지 상승했던 엔씨 주가도 출시 당일 잡음과 함께 15% 하락하며 19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기의 아이온2를 살린 건 엔씨소프트의 적극적 소통이었다. 개발진은 출시 당일 서비스 시작 15시간 만에 긴급 이용자 간담회를 통해 서버 안정화와 문제가 됐던 BM 시정을 약속했다. 이후에도 11월 21일과 24일까지 개발자 간담회를 통해 이용자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하락세에 빠졌던 엔씨 주가는 여론이 바뀌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3번째 간담회가 진행된 24일 엔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85% 상승한 20만2,500원에 마감하며 20만 원 선을 회복했다. 26일 주가도 전일 종가 대비 약 1만 원 오른 21만6,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여론 회복과 함께 아이온2는 순항을 이어갔다. 촐시 일주일만에 ▲생성된 캐릭터 수 252만7,698개 ▲총 플레이 타임 17억2,851만 분(약 2,880만 시간) ▲멤버십 구매 계정 27만5,867개 ▲외형 구매 캐릭터 수 55만6,433개 ▲스타일샵 다운로드 38만2,714회 등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했다.

소통 과정에서 게임사와 개발자는 실수를 인정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실수일 수도 있고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주체는 이용자들이다.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반응이 나오고 실적이 올라간다.

이후 서비스에서도 이용자들 불만 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통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엔씨소프트 행보에서 알 수 있듯이 소통은 이제 게임사 필수 덕목이 되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속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작은 대화에서 화해와 신뢰가 시작한다. 그만큼 소통의 힘은 크다. 국내 게임사들이 이용자들과 함께하는 전향적 신뢰 생태계 구축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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