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3년물(1000억원)과 5년물(500억원)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전단채 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 업무는 SK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최근 국내 회사채 시장은 금리스프레드(국고채-회사채 금리)가 가파르게 축소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등급(AA0)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6bp 정도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이번 차환 대상인 전단채가 초단기물(15일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만기는 크게 늘리면서도 금리 부담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중요한 각종 자본적정성 지표(순자본비율, 영업용순자본비율 등)도 전반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해는 금리 하락과 증시 호조에 힘입어 상품운용과 위탁매매 수익 확대로 상반기 영업순수익은 전년대비 17.8% 증가한 1조286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가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곳으로 지목된다. 과거 공격적인 해외투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지만 꾸준히 재무완충력을 확보하면서 오히려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입증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IMA 인가 시 해외 대체투자 운용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래에셋증권이 해외투자 자산 리스크를 완벽히 떨쳐낸 것은 아니다. 다만 초대형 IB로서 자본완충력이 충분하고 해외 시장 진출(미래에셋 쉐어칸)을 통한 글로벌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성장과 내실에 대한 균형점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조정유동성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07.7%다. 규제비율(100%)를 상회하고 있지만 작년말(110.3%)와 비교할 때 낮아진 상황이다. 발행어음 인가로 차입조달 수단이 다양화됐지만 차입과 투자 만기 불일치 우려가 존재한다. 이번 공모채 발행은 관련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내부적으로 확장과 내실에 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상당히 노력해왔다”며 “이제까지는 공격적인 성향이 주를 이뤘다면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