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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로 헤쳐 모여”…아시아로 ‘1조 K패션’ 띄우는 LF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08 05:00

LF 전체 매출서 패션 비중 70%대
패션사업에서 헤지스 매출만 ‘60%’
글로벌 수주 열고, AI 마케팅 추진

▲ 헤지스 26SS 글로벌 수주회 모습. 사진 = LF

▲ 헤지스 26SS 글로벌 수주회 모습. 사진 = LF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LF가 본업인 패션에서 부동산금융업과 식품, 방송, 이커머스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기대와 달리 실적은 뒷걸음질을 쳤다. LF가 패션 주력 브랜드인 헤지스를 주축으로, 글로벌로 심기일전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7일 LF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455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4692억 원에서 2.9% 줄어든 수치다. 실적 하락의 주요인으로는 본업인 패션 부진이 꼽힌다. 이 기간 패션사업이 3688억 원에서 3482억 원으로, 매출이 5.4% 감소한 것이다. 앞서 LF는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빠진 4303억 원을 썼다. 이 역시 패션사업 매출이 4.6% 준 3298억 원에 그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2분기 연속으로 역성장을 보이면서 상반기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반기(9158억 원) 대비 3.3% 내려간 8860억 원이다. LF는 올 상반기 패션에서만 6780억 원을 벌어들였다. LF 매출에서 패션은 약 76.5%를 차지한다. 본업인 패션에서의 성장세 없인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헤지스는 지난 2000년 LF가 만든 국내 의류 브랜드로, 디자인에 유럽 감성을 녹인 점이 특징이다. 헤지스는 과거 1928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명문 로잉(Rowing·조정) 팀이었던 ‘헤지스 클럽’을 브랜드 철학으로 담아냈다. 브랜드명과 콘셉트 모두 ‘브리티시 트래디셔널(British Traditional)’에 기반을 둔 것이다.

헤지스는 영국 엘리트 대학생들의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유행을 타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에 프레피룩(Preppy Look) 스타일을 좇는다.

LF는 지난 2007년 중국에 첫 헤지스 매장을 내며, 본격적인 K패션 알리기에 나섰다. 이후 2013년 대만, 2017년 베트남, 2024년 러시아에 순차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LF가 운영 중인 헤지스 해외 매장은 중국 580여 개, 대만 20여 개, 베트남 10여 개, 러시아 1개로 총 600여 개가 넘는다.

국내에서는 20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LF는 인도와 영국, 중동권 등에서도 헤지스로 신규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헤지스는 최근 5년간 국내외 브랜드 단일 매출 현황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020년 7000억 원에서 2021년 7400억 원, 2022년 7900억 원, 2023년 8500억 원, 2024년 9000억 원으로 5년 새 3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LF 패션사업 매출이 1조4521억 원임을 감안, 헤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이른다. LF 전체 매출에서 패션 비중이 70%대인데, 패션에선 헤지스가 60%대 규모를 형성한다. LF가 헤지스에 전사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F는 올해 헤지스 목표 매출로 1조 원을 제시했다. LF는 해외에서 중국과 이탈리아 두 곳에 법인을 뒀다. 아울러 중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해 프랑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5곳에서 외주 형식으로 옷을 만든다. LF는 업종 특성상 생산과 소싱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이유로 해외 매출과 수출 규모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LF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명동 플래그십 매장인 ‘스페이스H’에서 헤지스 수주회를 열었다.

LF가 주력 중인 헤지스 제품들을 해외 바이어 200여 명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바이어들은 중국과 대만, 베트남, 인도, 러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 몰려왔다.

LF는 시즌마다 해외 바이어들을 국내로 초청해 수주회를 벌였는데, 올해에는 LF 사옥에서 헤지스 전용 매장으로 처음 진행했다. 이에 해외 바이어 방문객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관계자들을 포함하면 전체 방문객 수는 2배 이상 늘었다는 설명이다.

LF는 헤지스 수주회 현장에서의 실시간 피드백을 토대로 국가별 맞춤형으로 옷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현지 체형을 고려한 사이즈 확장, 인도는 예식 문화에 주안점을 둔 포멀웨어 강화, 베트남은 골프라인 확대 등이 좋은 예다. 특히 헤지스 로고인 강아지 ‘해리’ 캐릭터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LF는 남녀 캐주얼에서 키즈와 펫 라인으로도 카테고리를 점차 늘려간다. 이 같은 노력에 헤지스 글로벌 수주는 전년 대비 10% 올랐다.

LF는 지난 5월 국내 온라인몰 ‘헤지스닷컴’에 이어 글로벌 사이트를 공개했다. 영어와 중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 고객들이 헤지스 브랜드를 쉽게 접해볼 수 있도록 마련한 조치다. 전 세계 헤지스 매장 위치와 플래그십 매장 주요 소식, 글로벌 캠페인 아카이브 등 브랜드 관련 콘텐츠가 다국어로 제공된다.

미국과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등 기존 헤지스닷컴 이용객이 많은 국가에서는 직배송도 추진한다.

동시에 LF는 헤지스의 인공지능(AI)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AI에 기반한 ‘챗GPT’나 관련 마케팅이 유행을 타면서 헤지스 역시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다. LF는 헤지스의 AI 콘텐츠 릴리즈와 AI 모델 활용 등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했다. 대표적으로 ‘헤지스 로잉 클럽 캠페인’ 영상은 헤지스 브랜드 철학이 깃든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로잉 클럽의 이야기를 AI로 제작한 단편 영화다. 이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헤지스 ‘25SS 로잉 클럽 컬렉션’은 구매 고객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영상에 같이 등장한 ‘25SS 빅퍼피 그래픽 카라티셔츠’ 또한 매출이 전년 대비 500% 뛰었다.

LF 관계자는 “헤지스 수주회로 K패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점을 체감했다”며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유연한 조율과 협업으로 헤지스 브랜드와 해외 파트너가 동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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