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51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1.6% 증가했고, 현대차증권은 89.3% 늘어난 193억 원, 한양증권은 57.6% 증가한 21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94억 원의 순이익으로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iM투자증권은 무려 여섯 분기 만에 273억 원의 흑자를 내며 실적 반등 대열에 합류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채권시장 회복에 따른 운용수익 회복이다. 현대차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적극적인 직접 투자 전략으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690억 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수치다. 교보증권 역시 채권 운용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PF 대출 관련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점도 주요 요인이다. 지난해 대규모로 적립됐던 충당금이 올해 들어서는 일부 환입되거나 추가 적립 부담이 줄면서,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PF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중소형 증권사 대부분은 소매 기반이 약해 시장 충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운용과 트레이딩에서의 수익이 실적을 떠받치고 있으나, 이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일회성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지난해 실적 저점에 따른 기저효과와 시장 반등의 수혜가 결합된 결과”라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 완화보다는 불확실성 지속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을 통해 일단 ‘한숨 돌리기’에는 성공했지만, 하반기에도 이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가 필수적이다. PF 익스포저 구조조정, 리테일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