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는 매각설에 선을 그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다음은 분사 발표 이후 오리지널 숏드라마 ‘숏드’를 론칭하는 등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 있다.
카카오는 22일 포털 다음을 담당하는 콘텐츠CIC를 분사해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로는 양주일 현 콘텐츠CIC 대표를 내정했다. 신설법인은 카카오의 100% 자회사다.
다음 신설법인으로 이관되는 사업은 현재 콘텐츠CIC에서 운영 중인 다음메일, 다음카페, 다음검색, 다음뉴스, 다음쇼핑 등의 서비스다. 카카오는 신설법인이 해당 서비스를 운영 대행하는 형태로 이어가면서 올 연말까지 영업 양수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신설법인 설립이 이목을 끈 이유는 다음 매각설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 중심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연관성이 낮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 중이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골프 자회사 카카오VX 매각을 추진 중이며,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3월 카카오는 콘텐츠CIC 분사를 공식화했고 이는 곧장 매각설로 이어졌다. 다음 역시 실적 부진과 시장 경쟁력 약화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서비스 ‘카나나’와 카카오톡 ‘슈퍼앱’ 전환을 강조하면서 다음 매각설에 무게를 더했다.
한때 다음은 네이버와 국내 포털계 양대 산맥을 형성하며 시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2019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다음의 2019년 연간 매출은 5236억원에서 2022년 4241억원, 2023년 3440억원, 2024년 3320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836억원을 기록했다.
포털사이트로서 경쟁력도 떨어졌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다르면 다음의 지난해 국내 포털사이트 시장 점유율은 2.7~3%다. 네이버(57.3~58.1%), 구글(32.2~33.9%)에 크게 뒤지는 수치다.
카카오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 “다음 분사는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며 “신설법인의 독자적 경영 구조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숏폼, 미디어, 커뮤니티 등 다음이 가진 자산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에 도전하는 동시에 AI, 콘텐츠 등 카카오와 시너지를 이어간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전날(21일) 오리지널 숏드라마 콘텐츠 숏드 론칭 소식을 알렸다. 코미디, 스릴러, 로맨스 등 인기∙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을 목표했다. 앞서 카카오는 다음 숏폼 서비스 ‘다음 루프’를 리브랜딩하기도 했다.
이호원 카카오 미디어플랫폼 리더는 “신뢰도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음 루프에 숏드를 추가하며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다”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숏드라마 제작사들과 협업해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