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그룹 사옥 / 사진제공 = KB금융지주

KB금융의 ESG 의지를 확인한 금융업계의 이목은 이제 권선주 의장의 뒤를 이어 또 한 번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근 KB금융지주의 모든 주주총회 의결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KB금융 주주총회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다.
ISS는 이에 대해 '특별히 예외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주주들이 해당 안에 동의할 것을 제안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 당국의 배상 안을 수용하는 것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KB금융지주 정관 변경 예정 내용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KB금융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이환주닫기

신임 사외이사로는 학계와 업계에서 경제·ESG·회계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주총 안건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정관 변경'이다.
이번 KB금융의 정관 변경 키워드는 '내부통제'로, 내부통제 위원회 신설과 함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정책의 수립 및 감독에 관한 사항'을 정관에 추가했다.
KB금융은 지난 2023년 말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2024년 3월 이사회에서 권선주 사외이사를 그룹 이사회 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선출했다.
권 의장이 임기를 마쳤고 조화준 사외이사의 1년 중임이 의결되면서, 여성인 조 이사가 의장에 오를지의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것이다.

조화준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프로필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 번째는 조 이사의 '나이'다.
KB금융 이사회 규정 제6조는 정기 주총 후 이사회에서 의장이 임기만료로 공석일 경우 사외이사 중 연장자가 임시 의장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이사는 1957년 생으로 함께 1년 중임 사외이사로 함께 추천된 여정성(1960년)·최재홍(1962년)·김성용(1966년) 이사보다 나이가 많다.
임기가 2026년 3월까지인 이명활(1964년) 이사보다도 연장자다.
조화준 이사의 이력도 의장 선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조 이사는 미국 위스컨신대학교 회계학 석사, 인디아나대학교 회계학 박사를 마친 재무 전문가다.
당국의 밸류업 기조로 건전성과 재무 관리가 특히 중요해지면서 조 이사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KT캐피탈 대표이사까지 맡으며 KT그룹 출범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이력을 보유한 점, KB금융 여성 사외이사로 감사위원장·리스크관리위원·ESG 위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온 점도 조 이사에 대한 평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양종희 회장이 취임 후 줄곧 여성리더의 역할을 강조해 온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열린 KB국민은행 여성 부점장의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도 "기업의 혁신과 발전에 여성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한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감하는 리더'로 그룹 발전에 주체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금융 이사회 의장 선출은 투표로 결정되는 '호선' 방식이지만, 최근 당국의 이사회 다양성·전문성 주문과 양 회장의 기조에 따라 여성 의장이 또 한 번 탄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