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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박’ 땐 좋았는데…‘후속신약’에 머리 싸맨 제약사들

김나영 기자

steami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04 00:00

작년 글로벌 신약 성과 톡톡…유한·녹십자·SK바팜 등
오픈 이노베이션·AI 활용까지…‘다음 신약’ 발굴 돌입

작년 ‘대박’ 땐 좋았는데…‘후속신약’에 머리 싸맨 제약사들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지난해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 개발 성과가 두드러진 해였다. 2년 만에 2개의 국산 신약이 탄생하는 쾌거를 이뤘고,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따내는 등 존재감을 착실히 키워나갔다. 하지만 마냥 샴페인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신약 개발은 십수년간 1%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일인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곧바로 후속작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정'과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가 각각 37·38호 국산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 대웅제약의 엔블로가 신약으로 지정받은 이후 2년 만의 성과다.

해외에서의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품목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과거엔 소위 '떼와 파는', 상품 판매를 주 전략으로 삼던 회사가 연구개발(R&D) 중심으로 방향을 튼 결과다.

덕분에 실적도 날아올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매출 2조 원을 넘겨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2023년 1조8590억 원에서 11.2% 오른 2조678억 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는 지난 2023년 12월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2015년부터 총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허가다. 지난해 8월부터는 미국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직판하기 시작했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4분기에만 매출 480억 원을 달성하며 회사의 외형 확장을 도왔다. 실제 GC녹십자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679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알리글로가 연간 3억 달러(약 4100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2019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FDA 승인을 받은 후 미국에서 직판 중이다. 후보물질부터 허가까지 총 10년간 회사가 직접 연구를 주도해 배출한 자체 신약이다.

지난해엔 세노바메이트의 현지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졌다. 작년 1월 2만6283건이었던 월별 처방 건수는 같은 해 12월 3만5516건으로 35.1% 성장했다. 매출로 보면 1분기 909억 원에서 4분기 1293억 원으로 42.2% 뛰었다. 지난해 2분기부턴 엑스코프리 매출이 SK바이오팜의 전체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를 뛰어넘어 회사의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문제는 다음 파이프라인이다. 신약이 시장에서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통상 10년 내외다.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복제약)과의 경쟁이 시작돼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후속 신약을 미리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약을 상용화하기까지는 후보물질 발굴, 임상, 품목허가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에 평균 10~15년이 소요된다.

이에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키워낸 방식을 그대로 따르며 후속 신약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한 후보물질을 바이오 회사로부터 기술도입하고, 초기 임상을 진행한 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는 전략이다. 렉라자 역시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에서 후보물질을 들여왔다가 존슨앤드존슨의 얀센에 기술수출한 사례다.

회사는 다양한 후보물질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넥스트 렉라자' 후보는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다. YH35324는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물질로 현재 초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알레르기 치료제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 이전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GC녹십자도 제2의 알리글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제약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과 함께 파브리병 치료 혁신신약 'LA-GLA(GC1134A)'을 개발 중이다. LA-GLA는 효능과 치료 편의 등을 인정받아 국내외 보건당국에서도 주시하는 품목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8월 FDA로부터 임상 1/2상을 승인받았고 올 1월엔 식약처도 해당 임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SK바이오팜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 회사는 현재 AI 신약 연구 개발 플랫폼 '허블 플러스'로 포스트 세노바메이트를 찾고 있다.

허블 플러스는 방사성의약품(RPT), 표적 단백질 분해(TPD) 등 분야별 신약 R&D를 효울적으로 돕는다. 지난해 6월엔 AI 신약개발 전문가인 신봉근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알려진 것보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AI 기술의 활용을 고민해 왔다”며 “신봉근 박사의 차별적 역량과 경험을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의 기존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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