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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코스알엑스…자신감 찾은 아모레, '사업 재편' 속도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09 09:41

아모레퍼시픽,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코스알엑스 자회사 편입에 미국·유럽 실적 훨훨
중국에선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매장 철수 속도
설화수 리브랜딩에 다이소, 올리브영 판로 확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자음생' 리뉴얼. /사진=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자음생' 리뉴얼. /사진=아모레퍼시픽 설화수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황금알을 낳는 코스알엑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3년의 설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코스알엑스의 스킨케어 라인이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재도약의 길을 연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대표 제품인 설화수 리브랜딩과 함께 사업 전체 구조를 재편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9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3조6740억 원)보다 5.7% 성장한 3조8851억 원을 기록했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매출은 2조1507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빠졌으나, 해외에서는 코스알엑스 인수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20.6% 뛴 1조6789억 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 역시 2205억 원으로, 전년(1082억 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모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외형 성장과 수익을 모두 잡으면서 3년 만에 역성장 고리를 완벽하게 끊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 연 매출 5조3261억 원에서 2022년 4조4950억 원, 2023년 4조213억 원으로 내리막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회사 연 매출이 4조2599억 원으로 5.9% 오르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3561억 원에서 2022년 2719억 원, 2023년 1520억 원으로 급격하게 빠지다가 지난해 들어 64.0% 증가하며 2493억 원까지 회복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2분기부터 아모레퍼시픽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코스알엑스 덕이 컸다. 코스알엑스는 2013년 설립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다. 사업 초부터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했다. 미국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과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로 파고들었고, 매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1년 1233억 원에서 2022년 2044억 원, 2023년 4862억 원으로 연평균 60%대 성장률을 보였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매출은 약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스알엑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1800억 원을 투입, 코스알엑스 지분 38.4%(19만2000주)를 인수했다. 2년 뒤인 2023년 10월, 7500억 원을 추가 집행하면서 잔여 지분 57.6%(28만8000주)를 손에 넣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까지 약 1조가 들었다. 큰돈을 들인 만큼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의 기대와 같이 황금알을 가져다줬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저자극 스킨케어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서구권 매출은 6949억 원으로, 전년(3385억 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에딧샵.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에딧샵.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가 성장세를 확실하게 뒷받침하면서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면세업계 불황이 닥치면서 도우인이나 콰이쇼우 같은 이커머스 채널로 방향을 틀었다. 예전과 달리 인기가 사그라든 이니스프리나 에뛰드 같은 자사 브랜드숍 매장은 철수에 나섰다. 이로 인해 아모레퍼시픽의 중화권 매출은 전년(6962억 원) 대비 26.7% 빠진 5100억 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대신 일본과 동남아 등 K뷰티 신흥국 개척으로 눈길을 돌렸다. 일본에서는 라네즈, 에스트라, 헤라 등을 공략했다. 동남아는 베트남과 태국을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중국을 제외한 아모레퍼시픽 기타 아시아권 매출은 4739억 원으로, 전년(3571억 원) 대비 32.7% 성장했다.

자연스레 매출 비중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서구권 매출 비중이 2023년 9.2%에서 지난해 17.9%로, 기타 아시아권은 9.7%에서 12.2%로 증가했다. 반면 중화권은 18.9%에서 13.1%로 비중이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사업을 재편하면서 해외 매출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 틈을 코스알엑스를 중심으로 한 서구권에서 채우는 양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사업에도 메스를 댔다. 럭셔리 라인이자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가 그 주인공이다. 설화수는 '자음생' 크림을 새롭게 선보였다. 자음생 크림에는 인삼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다. 이 성분은 인삼 1000g에서 단 1g만 추출되는 것으로, 48시간 내 콜라겐을 복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의 노화 방지를 도와준다. 헤라는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을 출시하면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앰버서더로 블랙핑크 로제, 헤라 모델로 블랙핑크 제니를 발탁하면서 마케팅에도 변화를 줬다. 이외에 프리미엄 뷰티 라인의 마몽드는 가성비로 무장해 다이소에 입점했고, 생활용품인 데일리뷰티 라인은 올리브영 등을 공략해 판로를 넓혔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인 '에딧샵'을 선보였다. 에딧샵은 옛 방문판매를 고안해 만든 것으로, 온라인 뷰티 셀러를 위한 전용 플랫폼이다.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판매원인 에디터들은 에딧샵 론칭 1년 만에 2만7000여 명에서 5만7000여 명으로 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에디터들에게 결제, 배송, 고객 상담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한다. 에딧샵에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27개가 입점했으며, 판매되는 상품만 700개가 넘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내친김에 기업가치 제고에도 팔을 걷었다. 지난 6일 자사 보통주 300만 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는 688억5000만 원(2월 5일 종가 기준) 규모로, 발행주식의 3.13%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 등의 전략 방향을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중국은 사업 구조 정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하며, 국내외 멀티브랜드숍과도 다각적인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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