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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2개월 만의 '피벗'에도…은행 대출 금리 영향은 제한적 [한은 기준금리 인하-은행]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0-11 19:40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3.25%로 0.25%포인트 인하
금리 인하 기대감 시장에 선반영…국고채 3년물 기준금리 하회
당국 가계대출 관리 정책 등에 은행 대출금리 인하 어려울 듯
부동산 영향도 미미…“대출 규제로 주택거래·매매가 상승 둔화”

3년 2개월 만의 '피벗'에도…은행 대출 금리 영향은 제한적 [한은 기준금리 인하-은행]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가운데 실질적인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상태인 데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관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이후 3년 2개월 만에 이뤄진 통화정책 전환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1년 9개월 간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5월(연 0.75→0.50%)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는 등 한은 목표치인 2%를 하회한 데다 국내 민간 소비 등 내수 부진 우려가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며 “금리를 인하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됐지만 은행 대출금리가 곧바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하락한 상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2.947%로 마감해 이미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은행채 등 지표금리도 하락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올 초 3.820%에서 지난달 말 3.202%로 하락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최근 석달 연속 하락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맞춰 은행권이 금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대출금리 하락을 막는 요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대출금리를 7월과 8월 두 달 동안 20차례 이상 인상했고 최근에도 금리를 재차 올렸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 금리도 떨어지자 이를 상쇄하는 수준으로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주기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지난 6월 말 2.94%에서 이날 기준 3.71%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금리 상단 5.75%에서 6.11%로 높아졌다.

은행들은 지난달 들어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주담대 한도 축소 등 각종 규제 조치로 대출 문턱을 높이기도 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계대출 잔액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은 5조6029억으로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한 8월(9조6259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 하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이미 반영하고 있고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금리 인하도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여전히 가계대출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다 각종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종전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나 주택 등 부동산 자산 매입 시 자금조달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달 미국 FOMC의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인하) 이후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됐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입주장의 갭투자관련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며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이며 연말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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