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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책임 무게 떠맡은 PG업계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8-12 00:00

‘티메프 사태’ 책임 무게 떠맡은 PG업계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지도 한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지난달 초 떠오른 정산금 지연 논란은 보름이 지난 23일 티몬과 위메프의 공지사항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입점 셀러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산지연 피해 업체는 3359곳으로 추산된다. 이 중 약 80%는 1000만 원 이하 소액 피해 사례지만, 10%는 피해액이 1억 원을 넘는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1일 기준 집계한 미정산 금액은 2783억 원이지만 오는 6~7월 정산기일이 경과하면 피해 규모는 3배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피해의 경우 지금까지 13만 8000여 건, 금액 기준 594억여 원 의 환불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수조사가 아닌 환불 신청 접수 기준이라, 전체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피해사태에 피해자들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위메프 본사를 시작으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회, 금융감독원 등에서 릴레이 우산 시위를 펼치고 있다.

티메프 사태는 두 회사의 모회사인 큐텐의 무리한 사세확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큐텐은 2022년 티몬을 인수하고, 같은해 말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인수했다. 이듬해 3월 위메프까지 인수하며 단기간 안에 이커머스 3사를 품에 안았다.

올 2월엔 미국 이커머스 기업 ‘위시’를 인수했고, 3월에는 AK플라자 온라인 쇼핑몰인 AK몰을 품었다. 약 2년 만에 무려 5개의 이커머스를 손에 쥐었다.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였던 만큼 단기간 내 외형확대에 주력했다.

문제는 공격적으로 인수했던 티몬과 위메프가 자본잠식에 빠져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 위시도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가봐도 과실이 뚜렷한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제는 단순히 큐텐과 티메프에게만 주어지지 않았다. 사태 해결의 불똥은 카드사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등 지급결제업계로 튀었다.

티메프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물품 구매하면 결제대금은 소비자→카드사→PG사→플랫폼→입점 업체 순으로 이동한다. 정부는 이점을 고려해, 카드사와 PG사에게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환불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PG사와 간편결제사는 티메프 관련 소비자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사태에 대해 금전적 책임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환불·취소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PG사와 간편결제사가 향후 피해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PG사는 신용카드 회원 등이 거래취소 또는 환불 등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따라야 한다.

신용카드 결제는 고객이 결제 후 대금을 한달 후 카드사에 납부한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PG사 신용을 기반으로 결제대금을 먼저 정산한 뒤 PG사는 가맹점에 대금을 전달한다. 이 모든 정산 과정은 2~3일 내에 이뤄진다.

그러나 가맹점이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하는 주기는 약 2개월이 걸린다. 이러한 정산 주기와 가맹점에서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기간의 차이가 티메프 사태의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인으로 꼽힌다.

결국 PG사는 티몬·위메프로부터 대금지급을 받지 못한 채 자체자금으로 환불을 진행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 재판부가 티메프에 재산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현재 티메프의 자산 처분이 동결된 상태다. PG사가 티메프로부터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점이 요원해졌다는 뜻이다.

기업회생이 개시되고 상환이 이뤄지더라도 자본잠식 상태인 티메프가 대금을 온전히 지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경우 환불로 인한 손실은 PG사가 떠안게 된다.

PG업계 피해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피해액이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이미 일부 PG사는 자체적으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피해금액은 금융감독원 조사가 끝난 후 파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PG사 관계자는 “이미 손해가 큰 상황이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PG사가 너무 많은 무게를 지게 되는 것 같아 힘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애꿎은 지급결제업계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는 사태의 주범이 피해를 온전히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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