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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불법사금융, 단속·처벌만이 능사 아니다

편집국

기사입력 : 2024-02-13 00:00

등록 대부업 특성에 맞도록 상호변경 제안
최고금리 금융시장 상황 맞게 탄력적 조정

▲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불법사금융이 활개를 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기간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를 통한 상담 신고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자 정부는 불법사금융 타파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불법사금융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하였다.

그 결과 경찰청은 2023년 1~9월 중 불법사금융 관련 검거 건수, 구속 인원, 범죄수익 보전 금액 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애초 작년 10월 말까지 계획하였던 그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였다.

금융감독원이 김희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를 통한 상담·신고 건수가 코로나 기간 빠르게 증가하였다. 단순문의 상담을 제외하면 불법사금융 피해상담 신고 건수는 2022년 이후에도 증가하고 있다. 미등록 대부 건수가 가장 많고, 2021년 7월 최고금리가 인하된 이후에도 고금리 신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속성상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가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바, 실제 피해자들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불법사금융 신고 건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그 사례도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경찰청이나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신고에 따르면 예전처럼 5,000%가 넘는 살인적인 고금리, 신체 포기 강요(장기 등) 악질적인 사례도 많지만, 최근에는 내구제 대출(일명 ‘휴대폰깡’)과 사회적 관계 이용 신개념 불법 추심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내구제 대출(‘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이란 뜻)’은 휴대전화를 개통해서 단말기를 넘기고 그 대가로 현금을 수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관계 이용 불법 추심에는 지인 추심과 성 착취 추심 등이 있다. 지인 추심은 가족·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고 상환을 독촉하는 등 본인과 가족·지인·직장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채무자를 압박하는 것이고, 성 착취 추심은 채무자의 얼굴 사진을 음란물 등에 합성하여 지인에게 전송 또는 SNS에 게시하겠다고 하거나, 상환기일 연장을 조건으로 성 착취 사진·영상을 촬영하도록 요구하여 채무자를 협박하는 것이다.

그러던 차 작년 11월 초 살인적인 고금리와 악질적인 추심 사례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을 선전 포고하였다. 사실 우리나라는 미등록대부업, 이자율 위반 등 대부업법 위반 형사사건은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으로 확정되는 경우가 많아, 일본과 싱가포르 등 국가와 비교할 때 실제 불법사채업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지 않다.

따라서 등록 대부업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영업하다가 걸려도 ‘솜방망이’ 처벌이기 때문에 불법사금융의 영업 억지력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었다.

현재 정부는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한 범정부 추진 과제 발굴 및 대응 방향 논의를 위해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를 개최하고, 2024년 상반기까지 불법사금융 특별 근절 기간을 정하여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관련 기관들이 각기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대책을 분주히 실행하고 있다.

앞으로 불법사금융과의 치열한 일전이 피르기 위해 단속이 더욱 강화되고, 신고 단계에서부터 수사·처벌까지 신속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의 협조가 긴밀해지는 한편, 온라인을 활용한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 및 대응 방안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불법사금융을 끝까지 추적하여 처단하고, 불법 이익은 남김없이 박탈하고, 서민 민생금융을 확대하고, 범죄수익은 차명재산까지 환수하고, 관계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무조사를 철저히 하고, 형사사건 유형별 선고형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불법사금융 범죄 처벌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면 처벌과 단속이 더욱 강화되면서 한동안 불법사금융이 활개를 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불법사금융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는지를 냉정히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의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한 언제든지 독버섯처럼 다른 형태로 불법사금융이 번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점에서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단속과 처벌 외에 다음의 대책들도 동시에 펼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첫째, 코로나 기간 불법 사금융이 증대한 근본 원인은 최고금리는 잇따라 내려갔는데, 코로나 이후 금리상승 기조로 자금조달 비용이 큰 폭 증가하자 등록 대부업이 수지를 맞추지 못하면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최고금리 수준을 금융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조달 비용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둘째, 우리 사회는 현재 보이스피싱 등 다른 불법 금융 행위는 금융감독원, 경찰 등의 적극적 홍보가 이루어지나, 피해자가 더 많고, 이용규모도 더 큰 불법사금융에 대한 예방 홍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불법사금융 접근 가능자를 대상으로 대부금융협회, 민간 상담 기관 등 민간 기관과 협력하여 불법사금융 이용 시 주의 및 피해 예방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셋째, 대부업 이용자가 스스로 합법인 등록 대부업과 불법 사금융업자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용자가 불법 사금융업자를 등록된 대부업자로 오인하여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한다. 금리가 조금 더 비싸지만 편리하게 안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등록 대부업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이름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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