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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 금융광고’ 경각심 더 커져야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1-02 00:00

[기자수첩]  ‘불법 금융광고’ 경각심 더 커져야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지난해 10월 말 카드사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7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말 7조3000억원보다 2.74% 높은 수치다. 작년 9월까지 접수된 불법사금융 관련 신고 및 상담 건수는 4만7187건으로 전년 동기(4만5454건) 대비 3.8% 늘었다.

이쯤 되면 리볼빙 잔액과 불법사금융 신고·상담 건수의 교집합이 무엇일지 궁금할 것이다. 두 분류 사이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통 분모는 ‘불법 광고’에 따른 수치 증가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무분별한 광고에 속은 소비자가 리볼빙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고금리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합법대부가 아닌 불법사금융에 손을 대는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정부도 이러한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금융위·금감원·법무부·경찰청·과기정통부·행안부·방통위와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불법대부 광고 근절을 위해 특별점검을 실시했으며, 리볼빙 광고 실태 점검 후 위험성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성과도 있었다. 작년 9월까지 불법사금융 관련 검거 건수와 구속 인원, 범죄수익 보전 금액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3.6배, 2.4배 증가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불법사금융 관련 처벌이 강화되고 피해자를 위한 지원 예산이 마련되는 등 정책은 강화됐지만, 정작 금융소비자가 무엇이 불법 광고인지 판단하지 못하면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금융사 역시 광고에 들어가는 용어 하나하나에 경각심을 가지고 선별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리볼빙은 고금리 대출성 계약이다. 신용카드 대금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되고, 이월된 잔여결제금액에 이자가 부과된다. 소비자는 신용카드 대금을 한꺼번에 결제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미래 갚아야 할 대금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특히 리볼빙이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필수 가입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실제 소비자 민원 사항 중 신용카드 신규 신청 시 리볼빙을 필수가입 사항으로 생각해 상환능력이 충분함에도 신청했고, 약 8개월간 리볼빙을 불필요하게 사용한 사례도 있다.

카드사는 리볼빙 광고에 ‘최소 결제’와 ‘미납 걱정 없이 결제’, ‘일부만 결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이러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리볼빙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해 쉬운 가입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 이용 시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대부업체에 노크하기 전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대부업을 이용하게 됐을 땐 거래상대방이 등록대부업체인지 확인 후 대출 상담에 응해야 한다. 만약 개인신용정보나 급전, 앱 설치를 요구하면 대출 상담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웹 사이트를 통한 대출 광고의 경우 공식 사이트인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불법대부광고의 경우 태극마크나 ‘정부 지원’ 등의 문구를 써서 정부 지원 상품인 척 하는 것은 걸러야 한다. ‘햇살론’과 ‘사잇돌’로 서민금융상품인척 하는 광고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등록대부업자라면 필수로 기재해야 하는 대부업 등록번호와 과도한 채무의 위험성 등 경고문구가 기재돼 있지 않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불법금융광고 관련 범죄는 계속될 것이다. 불법사금융은 언제든 생겨날 것이고 취약계층을 노리는 검은 손은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피해를 막으려면 정부와 기업, 금융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법 금융을 재정립하는 정부와 헷갈리는 광고를 만들지 않으려는 기업의 세밀한 배려, 불법 광고를 알아보는 소비자의 인식을 중심으로 건강한 금융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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