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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활성화 방안 두고 운용·판매·수탁사 대립…“과거지향적 규정” vs “공개 정보 부족”

전한신

pocha@

기사입력 : 2023-12-17 20:01

“라임사태로 판매사 눈높이↑…허들 낮춰야”
“수익률 등 정보 한정…능동적 활동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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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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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지난 ‘라임펀드 사태’로 추락한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자산운용사·판매사·수탁사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만 운용사들은 사모펀드 시장의 활성화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생·중소형사를 위해 판매사의 규정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판매·수탁사들은 사모펀드에 대한 공개 정보가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면서 의견 대립을 이뤘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사모펀드 시장의 최신 동향과 전망을 공유하고 보다 역동‧혁신적인 시장으로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사모펀드 시장 동향 및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운용사, 판매사, 수탁사 등 사모펀드 관계사 임직원 약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주제 발표는 증권사 사모펀드 관련 국내외 마케팅 담당 임원이, 토론은 자본시장 내 사모펀드 전문가들이 맡았다.

운용사 “라임사태, 중소형사 어려움 가중…판매사 규정 과거지향적”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지난 라임펀드 사태 이후 도입된 규정들이 과거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판매·수탁사의 출시 요건조차 충족하기 어려운 신생·중소형 운용사들과 대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허들을 낮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성현 쿼드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올 한 해는 사모 운용사들이 판매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모으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해”라며 “올해 리테일 채널에서 판매가 수월했던 상품은 대형 운용사의 멀티전략 펀드, 공모주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으로 해당 섹터를 다루지 않는 중소형운용사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펀드레이징이 어려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이후 롱숏전략을 수행하는 사모 운용사의 고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운용사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숏 포지션을 취하기 위해 개별종목의 선물매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경우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20%를 웃돌면서 고난도 투자상품으로 분류돼 마케팅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공매도가 금지된 특수한 환경에서 그 대안으로 종목 선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한시적으로 고난도 상품 분류 예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준규 황소자산운용 대표는 “황소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2019년 설립한 직후 라임사태, 코로나19 사태를 겪어 판매처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모펀드는 투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증권사는 판매계약·상품 출시에 대해 과거지향적 판단이 많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오 대표는 “운용사들은 기업 발굴을 위해 탐방·분석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판매사도 운용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양하게 찾아봤으면 한다”며 “자본, 인력, 준법 감시, 과거 수익률, 투자자산 성격 등과 함께 정성적인 판단으로 사모펀드가 활성화되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주상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경영기획본부 전무는 “사모 업계는 판매사·수탁사가 운용사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며 성장했는데, 과거 이를 저버린 사태에 대해서는 사모 운용사로써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지난 사모 사태 이후 내부적인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신생사 대부분은 제도권에서 베테랑이라고 불릴만큼의 경력과 성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AUM(운용자산)이 낮거나 업력이 짧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판매사와 수탁사에서 신생·중소형사의 대표 경력, 운용력 등을 들여다보고 업무를 진행한다면 대형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수탁사 “능동적 활동, 현실적으로 어려워…객관적 정보 부족”
판매·수탁사들은 국내 사모 운용사와 상품이 너무 많아 능동적으로 활동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사모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도 부족해 투자권유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진호 미래에셋증권 상품컨설팅본부장은 “제가 운용사 선정이나 판매 펀드 선정기준 등과 관련한 내부규정 업무를 실제로 담당하고 있어 운용사 측에서 말씀하신 부분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실제 신생사 입장에서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사모펀드 업계에서 운용사, 판매사, 사무수탁사, 수탁사 등 4개의 파트너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음에도 특정 이슈로 인해 서로 간의 신뢰가 깨졌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판매사 입장에서의 애로사항들을 짚었다. 먼저 국내 운용사가 너무 많아 능동적인 활동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는 약 300~400곳의 운용사와 수배에 달하는 상품들이 있어 각 운용사가 어떤 전략을 쓰는지 능동적으로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능동적인 행동에 앞서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지만, 얻을 수 있는 정보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매일 납부자산구성내역(PDF)을 확인할 수 있고 펀드 평가사, 협회 등을 통해 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해당 데이터는 일부 정보가 빠져있는 경우도 있어 제3자를 통한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사모펀드 상품은 투자권유 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했다. 판매사 특성상 금융상품에 대해서 투자자에게 운용사와 운용전략을 소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금투협회의 광고 심의 규정 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본부장은 “신생·중소형 운용사가 운용 레코드를 쌓는 것은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직접투자(PI) 등에서 성과를 내거나 과거 경험치가 있다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광현 한국포스증권 영업본부장은 “사모펀드 시장은 내부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 같은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요구수익률이 높아졌고 부동산이나 벤처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판매사나 수탁사에 요구하는 의무나 관리 감독 요청사항이 늘어나 펀드를 판매하는 메리트 대비 의무가 과도한 것 같다”며 “금융산업 특성상 금융기관의 잘못으로 피해가 발생한다면 엄벌을 받는 것은 마땅하지만, 전문투자자가 도입된 만큼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쪽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모 펀드는 수익률 등의 정보가 많이 공개돼있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며 “판매사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운용사와 상품을 선택할 때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 본부장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프로젝트성 상품이 아닌 독창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판매사와 투자자에게 성과, 전략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판매사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일정 규모 이하의 사모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연기금, 공제회 등이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제도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밝혔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 성장세 지속…투자전략 다각화 필요
한편,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임계현 NH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본부 대표는 “국내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자인 고액 자산가와 기관투자자의 투자자금은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한국형 헤지펀드 잔고도 전년 말 대비 크게 상승했다”며 “최근 금리 상승 및 주식시장의 정체로 인해 신규 펀드 설정이 어려웠던 상황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투자자 니즈 변화에 따라 손익차등형, 성과연동형 등 펀드 구조 다양화를 위한 운용사의 노력도 같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 KB증권 글로벌세일즈 총괄본부장은 “현재 글로벌 헤지펀드 산업은 ETF, PEF의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전략이 단일 전략에서 멀티전략으로 전환되고 멀티매니저 회사들이 헤지펀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헤지펀드 산업도 국내 투자자 니즈에 맞춰 글로벌로 운용자산의 폭을 넓히거나 투자전략 다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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