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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코오롱맨’ 김영범의 아라미드 승부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0-23 00:00

코오롱 주요 계열사 거친 ‘전략통’
‘강철보다 강한 실’ 2배 증설 투자

‘33년 코오롱맨’ 김영범의 아라미드 승부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국내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코오롱인더스트리 고민도 깊다. 핵심 수출 시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석유화학 자립’을 선언하고 자국 기업 수급률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에 맞서 올해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이끌고 있는 김영범 대표이사 사장은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힘든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슈퍼섬유’ 아라미드가 희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2802억원, 영업이익 482억원(영업이익률 3.8%)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수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이 본격화한 작년 4분기부터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석유화학 기반 B2B(기업간거래) 사업이다. 지난 2분기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산업자재 411억원, 화학 192억원, 패션 171억원, 기타(골프장 등) 83억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필름·전자재료 부문은 영업손실 199억원을 냈다.

산업자재 부문이 생산·판매하는 제품은 타이어 보강재(타이어코드), 에어백 원단, PET 기반의 산업용사와 스펀본드, 수소 연료전지용 부품·소재(막가습기·PEM·MEA), 아라미드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캐시카우는 타이어코드로 추정된다. 전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점유율은 2위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반등한 자동차 시장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아라미드는 이 회사가 차세대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비즈니스다.

아라미드는 내구성·내열성에 강점이 있는 특수섬유다. 무게는 강철의 5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5배 이상 강하고, 500도 이상 되는 열에도 견딘다. ‘강철보다 튼튼한 실’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주로 방화복 겉감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전기차 타이어, 5G 케이블 등 첨단산업으로 사용처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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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제품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아라미드는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 가격과 생산량으로 추정한 수치다. 아직 비중은 적지만 수익성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듀폰 아라미드 영업이익률이 2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지난 2021년 구미 공장에 230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 1년 설비투자 비용 2000억~3000억원과 맞먹는 대형 프로젝트다. 새로운 공정은 이번 4분기 본격 가동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간 아라미드 생산능력은 75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2배 확장된다.

이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펌프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아라미드 펌프는 아라미드 원사를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것이다. 전기차 브레이크 보강재 등으로 사용한다. 220억원을 투자해 내년 하반기부터 아라미드 펌프 생산능력을 1500톤에서 3000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같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는 CEO(최고경영자)는 김영범 사장이다. 그는 작년말 코오롱그룹 인사에서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계열사 CEO를 대거 교체하는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거두는 핵심 계열사로 영전한 것이다.

김 사장은 1990년 코오롱에 들어온 ‘33년 코오롱맨’이다.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업관리실장, 코오롱글로벌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SC장 등을 거친 전략통으로 코오롱플라스틱·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자로서 역량을 쌓았다.

특히 그는 사업부 분할 이전 지주사 ㈜코오롱에 있던 타이어코드사업부에 입사했다. 자신이 업무를 시작한 고향으로 돌아와 신사업 육성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김 사장은 “석유화학 업계는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자급률 상승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지속해 나가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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