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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게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

이주은 기자

nbjesus@

기사입력 : 202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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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은 기자

▲ 이주은 기자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신고가 대비 반토막, 멀미 나는 주가, 바닥 재확인, 안갯속 랠리, 연일 와르르…’

요새 게임주 관련 기사에서 흔히 보이는 표현들이다. 대부분 게임주가 하락장세를 못 이기고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탓이다.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활동 증가로 수혜를 입기도 했다. ‘방콕족’ 증가로 이용자가 대폭 늘어 호황을 누렸다. 메타버스, P2E(Play To Earn), 블록체인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180도 달라졌다.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신작 부재로 꼽힌다.

신작 공백이 길어지고 있고, 신작이 나오더라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향후 신작에 대한 이용자 기대감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문제로 거론되는 건 기존 게임사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간판 게임들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이 엔씨소프트다.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마저 올해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동일 장르 게임이 범람하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게임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빠르게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곳곳에서 감돈다. 전사적으로 장르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 콘솔 게임, 패키지 게임 등 지금까지 안 하던 것을 여럿 시도하고 있다.

최근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대표적 사례다. 생소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장르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독보적 게임성과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단기간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게임성을 인정받아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한국 PC패키지 게임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고 상징적인 성과다.

네오위즈 ‘P의 거짓’도 비슷한 사례다. 국내 게임사가 그간 도전하지 않았던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으로,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출시 전부터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평론가 평점 종합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비평가 점수 82점을 받기도 했다. 이 점수는 콘솔·PC게임을 평가할 때 객관적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80점이 넘어가면 준수한 게임으로 평가된다. 콘솔 불모지라고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로 이러한 성과를 얻은 건 개인적으로 칭찬할 만하다고 본다.

물론 투자자와 이용자가 신작 일정 지연이나 신작 부재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순 없다. 새 게임 출시는 게임사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국내 게임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는 필수적이다.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그렇다. RPG와 모바일 게임이 주류였던 국내 게임 시장에서 트렌드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신작 출시 일정에만 집중하기보다 더 큰 한 걸음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을 갖도록 기다려주는 건 어떨까. 비슷 비슷한 신작 열 개 내느니 제대로 잘 만든 게임 하나가 더 낫다. 게임업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훈풍이길 기대해본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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