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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쉬운 금융] “언더라이팅은 계약 심사로”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14 00:00 최종수정 : 2023-08-28 11:14

[쉬운 우리말 쉬운 금융] “언더라이팅은 계약 심사로”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최근 1년 내 암 진단이나 시술 또는 수술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생명보험, 그중에서도 암보험에 가입하려는 계약자들이 보험사로부터 듣는 질문 중 하나다. 보험계약 전 이러한 질문을 왜 받는 걸까?

생명보험약관 제4관 16조(보험계약의 성립)에 따르면 보험은 보험계약자의 청약과 보험회사의 승낙 두 단계를 거쳐야 계약이 체결된다.

보험계약자는 계약 전 알릴 의무에 따라 청약 시 보험사에 피보험자의 직업, 재무 상태, 현재 및 과거의 질병, 직접 운전 여부 등 중요한 사항을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 계약 전 알릴 의무를 부여하는 이유는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위험을 측정해 적절한 위험집단으로 분류하고, 적정한 보험료 또는 보험금액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계약자의 정보를 토대로 계약 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을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보험계약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언더라이팅’은 오래전 해상 운송보험이 발달한 영국의 보험회사들이 계약 체결 당시 ‘이 보험계약을 맺겠다’라는 의미로 계약서 아래(under)에 서명(write)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보험사는 대상자인 피보험자의 위험 정도에 따라 청약을 거절하거나 별도의 조건(보험가입금액 제한, 일부 보장 제외, 보험금 삭감, 보험료 할증 등)을 붙여 승낙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 사항을 사실과 다르게 알렸다면, 보험계약이 해지되거나 보장을 제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계약심사는 왜 필요할까?

예를 들어, 사무직에서 근무하는 건강한 30대 A씨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며, 고혈압·당뇨를 진단받은 60대 B씨 중 향후 시술 및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큰 인물은 B씨다. 이에 보험사들은 A씨보다 B씨에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할 확률이 커 보통 A씨보다 B씨의 보험료가 높게 책정된다.

그러나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다칠 위험이 큰 직군에 종사하는 가입자가 일반 가입자와 보험금이 동일하다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액은 예상보다 많아져 보험제도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다른 계약자의 보험료마저 같이 인상될 수 있어 보험 가입자 간 공평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또 보험금을 목적으로 보험에 악의적으로 가입하려는 계약자들을 가려내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계약 심사는 꼭 필요한 절차다.

반대로, 과거 병력 때문에 보험 가입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의 가입을 돕기도 한다. 오래전 큰 병에 걸렸더라도 예후가 좋다면 보험 가입이 승인 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계약 심사는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계약자들의 보험 심사를 담당하는 ‘언더라이터(underwriter)’라는 직업이 따로 있을 정도다. 언더라이터는 축구로 따진다면 ‘골키퍼(goal keeper)’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언더라이터의 자격 검증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생명보험협회가 2002년부터 운영 중인 △CKLU 과정(Certificate of Korea Life Underwriter, 제1단계) △AKLU 과정(Associate of Korea Life Underwriter, 제2단계) △FKLU(Fellow of Korea Life Underwriter, 제3단계) 등 언더라이터 전문자격제도가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보험연수원이 주관하는 보험심사역 자격제가 있다. KLU는 민간자격이고, 보험심사역은 국가 공인 자격이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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