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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끊이지 않는 우리은행 금융사고 근본 대책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7-24 00:00 최종수정 : 2023-07-24 09:20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상품선정위원회는 상품개발 추진 부서의 과도한 영업이익 추구로 인한 소비자 위험을 견제하는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전혀 기능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상품출시 담당 직원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위원회라는 형식과 달리 의사결정기구로서 기능할 기본적인 전제조건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21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의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징계 취소소송 1심 판결문 일부다. 우리은행은 2017년부터 파생결합펀드(DLF)를 팔았으나 2019년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부실 등이 DLF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고 보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2020년 1월 손 전 회장에 문책경고 중징계를 의결했다.

지난해 8월 해당 소송 1심 재판부는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 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판결은 2심과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다만 1심 재판부는 금감원의 제재조치 사유 5개 중 우리은행이 ‘상품선정위원회 운영 관련 기준 미비’를 위반한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17년 8월 이후 신규 출시한 DLF 상품 360개 중 357개(99.2%)는 상품선정위원회나 공정가액평가실무협의회 평가 등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상품선정심의회 의결 과정에서는 투표 결과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사태가 단순히 상품 출시 담당 직원 개인의 일탈로 벌어진 게 아니라 상품선정위원회 자체가 내부통제시스템으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판결의 근거가 되는 대목이다.

이후 우리은행은 상품 선정,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에 걸쳐 영업 체계를 혁신하고, 인프라, 영업문화, 핵심평가지표(KPI)를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핀셋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검증-리스크검증-준법검증으로 구성된 3중 구조의 통합리스크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우리은행에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끊이지 않는 점은 DLF 사태 당시 판결문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반복되는 금융 사고를 단순히 직원의 개인 일탈로 몰아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우리은행 본점 직원이 비밀번호와 직인까지 도용해 무단으로 결재 및 출금하는 방식으로 700억원 규모의 횡령을 저질렀고 최근에는 비수도권 지점 직원이 9000만원가량을 횡령했다가 내부 감찰에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 16일까지 우리은행에서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은 9명, 횡령 규모는 633억7700만원에 달했다. 금융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우리은행이 내부통제를 강조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사실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 3월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취임하면서 우리금융은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제시하고 대대적인 내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실효성을 강화한 현장 중심의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사고가 발생하고 난 뒤 여론 수습과 이미지 관리를 위한 ‘땜빵식’ 처방은 약발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책이 형식만 만드는 수준에서 끝날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이번 방안이 우리은행의 금융 사고를 끊을 수 있을지는 실질적인 이행과 점검에 달려 있다. 임 회장이 강조한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기대해 본다.

[기자수첩] 끊이지 않는 우리은행 금융사고 근본 대책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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