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33.4% 증가한 1조1623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이 회사 메인 비즈니스인 SI(시스템 통합) 부문을 사상 처음 앞서기도 했다. 다만, 아직 클라우드 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의 6.7% 비중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SDS는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0%대를 두고 네이버와 KT, NHN클라우드, 삼성SDS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삼성그룹 SI 회사로 출범한 삼성SDS는 지난 2021년 자체 CSP(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를 출시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뛰어든 후발주자다.
아직 태동기인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지난 30년 이상 쌓아온 IT 서비스 컨설팅·구축 및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S가 클라우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삼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삼성SDS 업무는 크게 IT 서비스와 물류로 나눌 수 있는데 삼성 계열 의존도가 크다. 지난해 삼성SDS 전체 매출에서 삼성 계열사 비중은 70.4%에 달한다.
지난 2018년 87%까지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지만, 2020년 69.9%까지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다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 부문 매출도 대부분 삼성전자 물류에서 발생한다.
이에 삼성SDS는 현재 삼성 계열사를 넘어 금융·제조·서비스 등으로 외부 사업을 수주하며 외부 매출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황성우 사장은 “지난 2년간 클라우드에 맞게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고 다 바꿨다”며 “아직 실력은 부족하지만 MSP(클라우드 운영 및 관리 서비스업)로서 기업들 클라우드 전환을 완벽하게 도와드릴 수 있는 준비가 됐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SDS는 CSP와 MSP,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대개 클라우드 기업들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CSP나 클라우드 컨설팅 및 관리를 담당하는 MSP 중 하나에 집중하지만, 삼성SDS는 이들을 모두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종합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SDS는 바로 이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고객사 디지털 전환은 물론 초기 컨설팅부터 실제 운영까지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기업들은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삼성SDS가 올해 내건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클라우드, 심플리 핏’이다.
황 사장은 “클라우드를 쓰는 분들을 간단하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2년간 클라우드를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뭘까 많은 고민과 훈련, 솔루션을 개발했다”며 “심플리 핏이 이 고민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 클라우드 전략을 ‘김치찌개’에 비유했다. 글로벌 클라우드가 다양한 요리가 나오는 뷔페라면 삼성SDS는 김치찌개 전문점이라는 것이다. 여러 요리들 가운데 하나로 나오는 김치찌개가 아니라 김치찌개만 만들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김치찌개를 선보이겠다는 얘기다.
삼성SDS는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국내 최초로 HPC(고성능컴퓨팅) 전용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처리, 연구개발(R&D) 등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기업 고객에 초고속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CAPEX는 5000억원 규모로, 동탄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1분기 삼성SDS 실적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 영향을 받은 고객사들이 재무건전성을 위해 투자를 줄였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물류 사업이 항공, 운송 등 주요 운송 운임가 하락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항공, 운송 등 주요 운송 운임 가격 하락 영향으로 물류부문 매출 부진이 예상된다”며 “다만 회원사 확대와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른 영향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하반기 삼성SDS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최근 상반기 최대 공공 클라우드 사업으로 꼽히는 관세청 전자통관 시스템 교체 사업을 수주한 점이 기대된다. 930억 원 규모다.
아울러 삼성SDS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추고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말 동탄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면서 국내에선 4개(춘천·상암·수원) 리전(Region, 데이터센터)을 보유하게 됐고 해외의 경우 미국·영국·인도 등에 리전 4개를 확보했다. 2분기부터는 브라질, 싱가포르, 중국(5월), 독일(6월) 등으로 리전을 확대해 연내 총 12개 리전에 SCP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 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진정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들이 전 세계 어디서든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북·남미와 유럽, 아시아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은 당사의 기업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사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IT서비스 부문 클라우드 사업이 본격적으로 삼성SDS 이익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동탄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CSP 매출은 오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SP 사업도 금융,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