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
이미지 확대보기한은은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전환,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회 연속 인상했다가 1년 반만인 올해 2월 스톱하고 전격 동결한 뒤 이번에 연속으로 금리를 유지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대체로 예상부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3년 3월 29일~4월 3일 기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0명 중 83%(83명)가 4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물가보다 경기로 추가 옮겨지고 금융불안 요인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3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2%까지 낮아진 점이 우선 꼽힌다.
반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수출, 민간 소비 타격으로 지난 2022년 4분기 분기 성장률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
경상수지도 2023년 1~2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물경제 부진과 경기둔화에 대한 압력이 커졌다.
또 건설 미분양과 비은행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도 지목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불거진 은행 위기 압력에 미국 연준(Fed)의 통화긴축 기조 완화 가능성이 커진 점도 꼽힌다. 연준은 지난 3월 22일(현지시각)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기금금리(FFR)를 4.75~5.00%로 0.25%p 인상했는데,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절충의 '베이비 스텝'으로 풀이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7인체제 금통위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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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한은이 당장 금리인하로 피봇(정책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금통위 후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언급으로 여지를 열어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임기가 마무리되는 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의 마지막 금통위였다. 또 본관 리모델링 완료로 다시 남대문 한은 본부 복귀를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였다.
4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3.5%)과 미국(4.75~5.00%)의 정책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5%p를 유지했다. 이는 2000년 10월 이후 최대 금리 역전 폭 수준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