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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은행 공공재’ 발언에…정치권, 잇달아 은행 옥죄기 법안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2-24 06:00

與 은행법에 '공공성' 명시 법안 발의
野는 서민금융 출연 규모 확대 추진
'은행 횡재세법'도 조만간 발의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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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은행의 돈 잔치를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은행을 압박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면서 ‘은행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은행법에 ‘은행의 공공성’을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야당은 은행의 서민금융상품 출연 규모를 2배로 늘리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은행 수익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초과분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도입하는 법안 발의도 예고됐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은행의 공공성’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은행법 목적 조항인 제1조에 “은행의 공공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1조는 “이 법안은 은행의 건전한 운영을 도모하고 자금중개기능의 효율성을 높이며 예금자를 보호하고 신용질서를 유지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을 ‘공공재’로 규정하는 등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통신 분야는 민간 부문에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업계도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은행은 정부의 인가 없이 수행할 수 없는 '신용 창출'의 특권을 향유하고 있고, 일반기업의 채권자와 달리 예금자인 일반 국민을 채권자집단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의 핵심인 자금공급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의 영리추구와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담당하는 은행 경영자에게도 공공적 의무를 부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에서도 은행을 압박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병욱 의원은 지난 21일 서민금융상품의 은행권 출연금을 현행보다 2배 확대하는 내용의 ‘서민금융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서민금융 보완계정’에 출연하는 은행권의 출연 비율을 현행 0.03%에서 0.06%로 2배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의 서민금융 보완계정 출연금은 약 23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은행이 1100여억원을 납부했다.

김 의원 측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의 출연금이 22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금융 보완계정에 출연된 기금은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 등에 사용된다.

김 의원은 “은행은 포용금융 차원에서 공익적 역할을 더 해야 한다”며 “햇살론 등 저신용·저소득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서민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의 출연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야당은 은행에 횡재세(windfall tax·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은행으로부터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법인세법 또는 은행법 개정안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횡재세는 과거에 비해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법인 등에 대해 추가로 부과하는 초과이윤세를 말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위기 상황이 발생하자 석유·석탄·가스·정유 등의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게 되면서 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 여론이 확산됐다.

앞서 지난해 9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정유사와 은행을 대상으로 초과 이득에 대해 50%에 해당하는 법인세를 물리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은행을 둘러싼 횡재세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고금리 기조로 서민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남겨 성과급·퇴직금 등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정부와 여당에서는 횡재세 도입 여부에는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이 때로는 경기나 시장 여건에 따라서 이익을 볼 때도 있고 손실을 볼 때도 있다”며 “돈을 번 만큼 누진적 법인세를 많이 내서 기여하면 되는 것이지 횡재세는 횡재세는 우리의 시장 원리나 경제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주주가 있는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일정 부분 공적 책임이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금리와 보수 체계, 배당 정책 등까지 정부가 간섭하는 것은 시장 논리와 질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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