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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배구조 변화는 아직…‘배당금 용도 제한’ 푸는 법 개정 추진 [수협 공적자금 상환]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02 06:00

은행 지배구조 변화는 아직…‘배당금 용도 제한’ 푸는 법 개정 추진 [수협 공적자금 상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하면서 수협은행 경영 자율성 확보의 물꼬를 텄지만 당장 지배구조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국채의 현금 회수가 완료되는 2027년을 실질적인 완전 상환 시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협은 수협은행 배당금을 어업인 지원 등에 쓸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다.

수협중앙회는 지난달 29일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국채로 지급해 상환을 완료했다.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 이후 21년 만이다. 수협은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신용사업부문(현 수협은행)에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다.

수협은 2016년 말 신용사업부문을 수협은행으로 분리·독립시키는 사업구조 개편 이후부터 수협은행의 배당금을 재원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시작했다. 당초 예보와 체결한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합의서'에 따라 2028년까지 공적자금을 상환해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20년 넘게 이어온 공적자금 상환 의무로 수산업과 어촌이 위기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협은행의 수익을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하고 있어 어업인 지원 기능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조기상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수협은 지난 6월 예보와 체결한 합의서 개정을 통해 올해 말까지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에 해당하는 국채를 지급해 상환하기로 약정했다.

예보는 수협으로부터 받은 국채의 만기가 되면 매년 현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2027년까지 5년에 걸쳐 공적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회수 규모는 2023~2026년까지 매년 800억원, 2027년에는 4374억원이다.

공적자금 상환이 완료됐지만 당장 수협은행 지배구조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공적자금 회수는 수협이 지급한 국채 만기가 끝나는 2027년에 끝나기 때문이다. 상환 측면에서 보면 국채를 받았지만, 정부는 5년물 국채 만기가 도래해 전액 현금으로 납입될 때까진 완전한 공적자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협은 국채가 전액 현금화되는 2027년에서야 수협법상 지배구조 관련 규정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행 수협법에 따르면 공적자금 전액 회수 전까지 수협은행 이사회에 정부 관계자들을 포함해야 한다.

수협법 제141조의7 3항은 예보가 신용사업특별회계에 출자한 우선출자금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출자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 예보가 추천하는 사람 1명 이상을 이사에 포함해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협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에는 기획재정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수협중앙회장이 1명씩 추천하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명시돼있다. 비상임이사로는 예보와 수협중앙회에서 추천하는 인사 각 1명을 선임해야 한다.

행추위 역시 기재부와 해수부, 금융위가 추천한 사외이사 각 1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하는 사람 2명을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차기 수협은행장 선임 때마다 수협중앙회와 정부 측은 기 싸움을 벌여왔다.

공적자금 상환으로 수협과 수협은행의 경영 자율성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수협은 수협은행 배당금을 어업인 지원과 수산업 발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수협법에 따르면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의 주주로서 받는 배당금이나 주식 소각, 자본 감소 등에 따른 출자환급금 등 모든 금품은 예보의 지원 자금이 들어간 신용사업특별회계에 귀속된다. 신용사업특별회계의 잉여금은 예보의 우선출자증권을 우선적으로 매입·소각해야 한다.

수협은 2016년 수협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신용사업특별회계라는 별도의 회계 항목을 설치해 자기자본을 신용사업특별회계와 그 외 사업 부문으로 구분했고, 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은 신용사업특별회계로 넣어 공적자금 상환에 우선 사용하게 돼 있었다.

이제 수협이 상환해야 할 공적자금이 없지만, 현행법에선 공적자금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특별회계에 쌓인 돈의 용도를 제한하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수협 측 판단이다.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면 수협 가용자본이 약 1조원 늘어나고, 연간 295억원 가량의 수협은행 잉여 배당금을 면세 유류 추가공급 등 어업인 지원 사업에 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수협에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과 관련된 규제를 푸는 ‘수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에는 ▲수협중앙회의 자기자본 일원화 ▲신용사업특별회계 방화벽 관련 조항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수협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수협은행 배당금이 모두 신용특별회계로만 들어갔지만, 국채 지급으로 공적자금을 다 상환했기 때문에 법 개정이 되면 당장 내년부터 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어업인이나 회원 조합 지원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당금을 재출자한다든지, 자본 확충에 활용한다든지 경영 자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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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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