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오후3시 열린 제35회 리스크관리 선진화포럼 '신용생명보험 현황 및 과제'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용생명보험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우발적인 보험사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미상환 대출 금액 전부 또는 일부를 정해진 조건에 따라 상환해주는 보험상품이다.
김규동 연구위원은 현재 신용생명보험 상품 보장으로는 충분한 안전망을 제공할 수 없어 다양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망과 특정 질병 진단에 한정된 보장은 소비자에게 충분한 안전망을 제공하기 어렵고 정기보험 대비 차별성이 없다"라며 "대출 상황 스케줄에 적합한 보장금액 설정과 보장 범위 확대 등 새로운 수요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동 연구위원은 "가입절차 단순화로 가입심사가 부실해지면 역선택 문제가 심해질 수 있고 가입심사를 엄격히 하면 가입이 저조할 수 있다"리며 "디지털 전환 시대 언더라이팅 절차를 개선하고 개인의 위험도를 세밀하게 반영한 보험료 차등화로 대출과 연계한 신용생명보험 소비자 기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신용생명보험이 활성화될 수 없는 현황도 분석했다.
그는 현재 은행 대출창구에서 신용생명보험을 권유하는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20조 불공정영업행위에 해당해 판매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단체보험에서 보험료가 대출금리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될 경우, 불공정영업행위 일종인 끼워팔기로 규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신용생명보험 가입 고객에 우대금리나 대출한도 확대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 특별이익제공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원 발생 가능성도 높아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동 연구위원은 "보험료가 소액으로 모집 수수료 수익은 적은 반면 민원 발생 가능성과 규제 위반 우려는 높다"라며 "신용생명보험 가입으로 은행 대출회수 비용 절감 효과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은행 관심이 낮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상품 가입을 권유할 경우 심리적 부담, 선택권 제한 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이 대출고객에게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낀다"라며 "보험 가입이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경우 은행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자로 나선 이항석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신용생명보험은 종신보험, 정기보험 위주지만 사유가 상해가 될 수 있으므로 확장성이 있을 수 있다"라며 "신용생명보험은 사실상 신용리스크를 보험사에 전가하는 건데 국가 경제 측면에서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