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재 HMM 사장.
지난 6년간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끝내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HMM의 선장인 김경배 HMM 사장(사진). 김 사장은 과거 현대글로비스의 육성을 이끈 인물이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의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해운 부분을 육성시키는 등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하는 HMM에 가장 적합한 리더로 꼽힌다.

그가 수장으로 있던 기간 동안 현대글로비스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CKD(자동차 반조립제품 운송)·해운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증한 것. 2010년 227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현대글로비스는 김 사장의 마지막 임기 시절인 2017년에 5000억 원(5399억 원)이 넘었다.
현대글로비스의 꾸준한 성장은 김경배 사장의 혁신 작업에 기인한다. 2014년이 대표적이다. 2014년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이 시행(2014년 2월)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기였다. 실제로 2013년 현대글로비스의 총 매출(12조8613억 원) 중 약 70%(8조7712억 원)이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등 대주주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등 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수혜사’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그 결과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벌크선대(장기용선·사선 총합)는 급증했다. 2010년 3척에 불과했던 벌크선대는 ▲2013년 23척 ▲2014년 35척 ▲2015년 42척 ▲2016년 44척 ▲2017년 44척 등 8년 새 약 14배 급증했다. 해당 선대 증가는 원자재 운송 물량을 늘리며 모그룹 물량 편중 현상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의 당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은 올해 2분기 분기 영업이익 4000억 원 이상을 바라보는 현대글로비스의 토대를 만들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물류 서비스를 강화한다. LNG선,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친환경 연료 개발 선도를 위한 관련 협의체 역시 구성한다.
그밖에 온라인 선복 판매 플랫폼 ‘하이큇(Hi Quote)’ 개발 등 디지털 가속화 대응, 화주 관리체계 강화, 세일즈 조직 전문성 제고, 해상직원 양성 등 내부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미래전략사업 추진, 디지털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필수 업무 전담조직을 신규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재 육성 및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디지털 조직 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경배 HMM 사장은 “이번 중장기 전략은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서 미래에도 생존 및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국적선사로서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공동체로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다각도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생존을 위한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2022년 경영 정상화 원년을 주창한 유창근 전 현대상선 사장.
한편, 올해는 유창근 전 현대상선(HMM 전신) 사장이 외친 경영 정상화 원년이다. 창립 40주년이었던 2016년 당시 모그룹인 현대그룹과 결별한 현대상선의 수장으로 취임한 유 전 사장은 지난 2018년 “2022년 영업이익률 5%, 매출 1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 시기를 못 박았다.
유 전 사장 이후 배재훈 전 HMM 사장 시기까지 내실을 다진 HMM은 2020년 9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9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는 7조3569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 성과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3조13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