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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300조 퇴직연금 시장 혈투…내달 디폴트옵션 연금무브 트리거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2-06-07 00:00

은행·증권·보험 업권간 유치경쟁 치열
원리금보장 탈피…실적배당형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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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300조 퇴직연금 시장 혈투…내달 디폴트옵션 연금무브 트리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300조원 규모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첫 시행된 이래 2022년 올해 제도 전반에서 큰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4월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운영 기업에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 및 적립금운용계획서(IPS) 도입이 의무화됐다.

또 오는 7월에는 DC(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 대상으로 운용지시가 따로 없으면 사전에 지정한 방법으로 자동 운용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노후자산이라는 중요성에 비해 가입자의 무관심과 사업자의 운용 노력 부재로 원리금보장형에 치우쳐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도 받았다. 이번 제도 개편을 계기로 ‘연금무브’가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회 요인으로 보고 실적배당형 상품을 무기로 해서 공격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확대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또 국내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 그리고 보험사들은 기존 위치를 지키기 위한 수비수로서 맞서고 있다.

몸집 키운 퇴직연금…운용실력 확인 차례
6일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DB+DC+IRP) 규모는 295조6000억원이다.

제도 유형에서는 DB형이 171조5000억원(58%)으로 절반을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품 유형별로는 원금보장형이 255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6.4%를 기록해 압도적이다. 또 금융권역별 적립금 점유율에서는 은행(50.6%)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은 외형적으로는 양적 성장을 했지만 원리금보장형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안정적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기는 하지만, 그동안 사업자들의 운용 경쟁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 증권, 보험 간 그동안 뚜렷했던 경계선은 점점 약해지고, 상품 수익률 제고, 고객 서비스 강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적립금 상위 사업자 별 사례를 보면, 덩치 큰 은행권에서 신한은행은 ‘AI 기반 퇴직연금 디지털 고객관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은행권은 실시간 거래는 아니지만 신탁 방식의 퇴직연금 ETF(상장지수펀드) 매매 시스템 갖추기에도 나섰다.

보험사들도 기존 점유율이 큰 DB형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상품을 추가하고 서비스도 재정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고객사 별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와 운영을 지원하고, 각 기업 퇴직부채 분석을 거쳐 특성에 맞는 투자수익률을 설정하고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의 도전도 거세다.

미래에셋증권은 본사 연금 전담조직을 두고 퇴직연금 법인 별 니즈(수요)에 맞는 제도 및 상품을 제안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있다. 다양한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대형 연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퇴직연금 운용을 지원하고 전문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상품 경쟁력이 핵심
오는 7월 도입되는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시장에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국내 퇴직연금의 모델로 일컬어지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연금 선진국들은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해 연평균 6~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DC형 퇴직연금인 ‘401K’ 자산 구성을 봐도 대부분 주식과 채권에 투자돼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다.

생업에 바빠 퇴직연금에 신경 쓰지 못했던 가입자들이 디폴트옵션을 통해 장기 분산투자에 입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기본 투자상품 선택지로는 연금 선진국 사례에 비추어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주목되고 있다. 인컴펀드(Income Fund),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ETF 등도 선택지로 꼽힌다. 앞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이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전액)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바뀌게 되는 것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사업자별 유불리 여부를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 디폴트옵션 운용 방법이 실적배당형 상품과 원리금보장상품 두 갈래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또 증권사가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 상품 선택폭이 상대적으로 넓기는 하나, 은행과 보험사도 비(非)원리금보장형 구성에 적극 힘을 싣고 있다.

DB형의 경우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자산운용사가 위탁받아 운용하는 OCIO를 퇴직연금에 적용한 OCIO 펀드가 ‘새 먹거리’다. OCIO 펀드는 통상 3~5%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서 ‘묻지마’ 예·적금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OCIO 공모펀드를 앞다퉈서 라인업하고 있다. 또 대기업의 경우 OCIO 사모 솔루션 사례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정희수닫기정희수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연금시장의 동향 및 전망’리포트에서 “퇴직연금 시장도 DB형 중심에서 직접 포트폴리오 운용이 가능한 DC형과 개인형 IRP로 전환되면서 연금 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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