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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칼럼]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

전문가 칼럼

기사입력 : 202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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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해외금융협력협의회 해외금융협력센터 센터장-국민연금 기금투자정책전문위원-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해외금융협력협의회 해외금융협력센터 센터장-국민연금 기금투자정책전문위원-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금융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염을 우려하여 비대면 방식의 금융거래가 더욱 활발해지고, 전세계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가상자산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가상자산시장도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화의 급속한 진행은 금융회사와 금융산업 그리고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그야말로 금융서비스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금융’이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용어가 아니며 어떻게 보면 별로 새로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말이 처음 쓰이기 시작한 지는 적어도 10년은 족히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요즘 들어 이런 말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10년 전에 비하면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은행업무는 물론이고 주식, 보험 등 왠만한 금융거래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며, 현금도 코로나19 이후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졌다. 가상자산의 경우 현재 전세계 코인시장의 시가총액은 1조 2천억 달러, 일평균 거래량은 837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21년말 기준 시가총액은 55.2조원, 일평균 거래량은 11.3조원에 달할 정도로 가상자산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활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중이거나 이미 전환되었다. 회의는 웬만하면 화상회의로 이루어지며, 쇼핑이나 정부 민원도 별다른 제약이 없으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주문이나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에는 디지털 플랫폼이 전세계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60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하니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부문이 전환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디지털 금융시대’라는 대전환기를 맞아 우리나라가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은 무엇인가?
첫째, 가상자산 관련법 제정을 통해 가상자산시장과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다행히 현 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제정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고 최근 Terra사태로 인해 법안 제정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빨리 관련법 제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되 제정작업이 지연되는 경우, 규제자유특구나 디지털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여 가상자산 관련 소비자 보호나 불공정거래를 규제해야 가상자산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세제혜택이나 지자체들의 각종 감면조치들이 과감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과거 홍콩은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법인세나 금융소득에 대해 파격적인 세율적용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였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금융중심지를 표방하고 진정성 있는 금융중심지로 거듭나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파격적인 조치들이 있어야 하며, 정부도 우리나라를 디지털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세제상의 혜택을 과감하게 부여하여 우수한 금융인력이 대한민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각계 리더들의 디지털 마인드가 형성되어야 한다. 정부든 업계든 학계든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열린 자세가 갖추어져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있어도 사고방식이 구시대에 머물고 있다면 진정성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리더들 본인들이 직접 하지 못한다면 과감한 위임을 통해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와 대응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재택근무의 도입 등 근무형태에 대한 인식이다. 디지털화의 진행으로 과거와 달리 사무실에 직접 출근하여 근무하지 않아도 직종이나 업무내용에 따라서는 집이나 가까운 스마트 오피스 등에서 얼마든지 근무하면서 생산성 있는 근무가 가능하다. 사무실에 출근해야만 근무할 수 있다는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기생충, BTS, 윤여정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은 이미 ‘월클(월드 클래스)’이 되었다. 문화강국이 되었다는 것은 창의력과 상상력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우리 DNA속에는 세계의 선도국가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의 힘을 갖춘 자가 곧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금융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금융은 모두에게 새로운 영역이기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기로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제조업과 첨단 IT기술을 발전시켜 온 경험을 금융과 접목시켜 디지털 금융을 선도해나간다면 틀림없이 대한민국은 디지털 금융중심지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디지털의 속성상 국경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으므로 관련된 시장이나 산업에서 선점에 따른 이익이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관련법 제정이나 파격적인 조치들의 타이밍이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 과거처럼 눈치만 살피다가는 뒤쫓아 가는데만 급급하여 선도의 이익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관련업계와 정부가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논의를 진전시켜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디지털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서울국제금융오피스와 함께하는 금융 전문가 칼럼⑦ -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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