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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종합금융지주화 전략’ 속도 붙는다…우리금융,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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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1-23 05:00

유진PE·KTB운용 등 5개사에 지분 9.3% 매각 성공
우리사주 최대주주로…민간 과점주주 지배구조 완성
경영자율성 확대로 M&A 등 비은행 전략 탄력 전망

▲사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된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잔여 지분 중 9.3%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등 5곳의 민간 주주에게 매각하기로 하면서다. 민간 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하는 우리금융은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숙원 사업인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행 부문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도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9.3%를 유진PE(4%),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사주조합(1%) 등 총 5곳에 나눠 매각하기로 했다. 평균 낙찰 가격은 예상가와 매각 공고 당시 주가를 뛰어넘는 1만3000원대다. 이는 원금회수 주가(지난 9일 기준 1만2056원)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약 8977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공자위 측은 “이번 매각이 완료된다면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했던 12조8000억 원 중 96.6%에 해당하는 12조3000억원이 회수된다”며 “향후 잔여지분 5.8%를 1만193원 이상으로만 매각하면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예보가 아닌 민간 주주가 최대 주주로 오르면서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된다. 1998년 우리은행 전신인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지 23년 만이다. 최대주주였던 예보의 지분율은 5.8%로 줄어 우리사주조합(9.80%), 국민연금(9.42%)에 이어 3대 주주로 내려가게 된다.

우리금융 지배구조와 경영 체제도 완전히 민간 구조로 바뀐다. 지분 4% 취득으로 4대 주주가 되는 유진PE는 사외이사 1명 추천권을 새로 부여받는다. 기존 과점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5.57%),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3%), 한화생명(3.16%), 푸본생명(3.97%) 외에 새 주주인 유진PE까지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은 과점주주 6곳의 지분율이 24.2%로 확대된다. 우리사주 지분(9.80%)을 합하면 주요 주주 지분율은 34.0%로 높아진다.

유진PE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는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 이후 선임된다. 예보는 비상임이사 선임권을 잃으면서 내년 3월 이후 우리금융 이사회는 6명의 사외이사와 손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명으로 꾸려진다. 정부의 손길을 완전히 벗어나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확보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예보는 다음달 9일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남은 지분 5%에 대해서도 향후 주가 추이, 매각 시점의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매각 적기를 살핀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금융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지분매각 등으로 총 11조1000억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지난해부터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과 국내외 투자자 대상 투자 설명회 개최 곤란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매각을 개시하지 못했다. 이후 올해 들어 우리금융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우호적인 매각 여건이 조성되자 정부는 잔여 지분매각 작업에 나서왔다.

손 회장은 완전 민영화 이후 안정화된 지배구조와 경영 자율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특히 취약점인 증권·보험사 인수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비은행 강화는 손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손 회장은 2019년 1월 14일 우리금융지주 출범 때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현재 우리금융 수익 구조는 높은 은행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우리금융그룹 전체 순이익 가운데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더 적극적인 M&A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지난달 5일 자회사 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그룹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 추진해 비은행 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획득해 자금 여력도 생긴 상황이다.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은 약 1.3%포인트, 출자 여력은 2조원이 더 늘어난다. 위험가중자산 기준으로도 약 20조원 가량의 여유가 생긴다.

우리금융의 M&A 최우선 순위는 증권사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총괄(CFO) 전무는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과도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부분은 증권사인데, 현재 증권사 매물이 품귀 현상이라 시장에 잘 있지는 않지만 나오면 제일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현재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인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30~40조원 수준인 만큼 매물이 나올 경우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겠지만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 인수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노릴 수 있는 잠재 매물로 유안타증권, SK증권 등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 순이익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순이익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7% 늘어난 2조1983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정부 소유 은행이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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