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이자 폭리’에 금융당국 뒷짐은 언제까지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1-22 00:00 최종수정 : 2021-11-22 08:21

[기자수첩]  ‘이자 폭리’에 금융당국 뒷짐은 언제까지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에는 2주간 1만5000명이 넘게 동참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게 해당 청원의 골자다.

최근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연 3.48∼4.84%다. 지난 8월 말(2.62~4.19%)과 비교하면 두 달 반 만에 상하단이 0.65%~0.8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금리인 신규 코픽스 오름폭(0.27%)의 2~3배다. 이 기간 혼합고정형(금융채 연동) 주담대 금리도 2.92~4.42%에서 3.74~5.16%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주담대 금리가 연내 6%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예대금리 상승세는 더디다. 예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은행들은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19개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한 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견인한 건 이자이익이다. 은행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의 거둬들인 이자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자 파티에 따른 실적 잔치인 셈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대출 시장에서 왜곡을 낳기도 했다. 1금융권인 은행보다 2금융권인 상호금융 금리가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중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우대받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신용을 평가해 신용도에 따라 내주는 것이 신용대출인데 신용이 낮은 사람이 더 우대받는 꼴이 됐다.

금융당국은 규제 탓이 아닌 준거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준거금리 외에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45%로 6월 말 2.84%보다 0.62%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신용대출 준거금리가 0.44%포인트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0.18%포인트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올렸다는 의미다.

은행들의 가산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에 반영된 가산금리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가산금리 급등이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합작품이라고 평가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압박이 거세지고 금리를 은행 자율에 맡기겠다고 하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급격히 높이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평균 대출금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고금리를 무는 사례도 속출한다.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줄어든 대출 취급량만큼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크게 높여 수익성을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는 은행이 약탈적 가산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에 대한 금융당국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억제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우대금리는 내리고, 예금금리 인상은 생색내기에 그친 행태를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의 창구지도에 따른 담합인 셈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기에 대출공급을 억제해 금리와 이자가 치솟도록 단초를 제공하고 이를 수수방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의 ‘이자 잔치’에 부동산 대출 폭증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판을 깔아주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당장 대출 규제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작 은행의 폭리를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은 “금리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예대금리 문제에 현장 점검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태도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잡기 위한 관리의 필요성과 시급함은 부인할 수 없다. 금리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도 맞다. 그러나 금융당국엔 금융시장 전반을 관리하고 감독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어렵게 집을 장만한 대출자 등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계 빚 억제라는 정부의 목표 아래 애꿎은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고 이에 대응할 정책이 필요한 때다. 총량으로 대변되는 가계대출 관리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 압박을 완화할 방안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K-수묵, AI 로봇시대의 인간 생태계를 그리다 AI 대체재 아닌 인간 생태계 구축 절실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로봇은 공장의 자동화 라인에만 머무는 기계가 아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돌보고, 스마트팜 농장에서는 스스로 작물을 재배한다. 도심에서는 복잡한 교통망을 제어하고, 가정에서는 인간의 가사를 돕는 일상적 존재가 되었다.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정교한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한다.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그동안의 논의는 대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 2 ‘한국형 AI’라는 말만으로는 AI 주권을 지킬 수 없다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⑥] 요즘 한국에서도 ‘한국형 AI’, ‘K-AI’, ‘소버린 AI’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순간, 논의는 쉽게 흐려진다. 한국어를 잘하는 챗봇을 만들면 한국형 AI인가. 국내 기업이 만든 모델을 쓰면 AI 주권을 가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와 데이터, 모델과 규칙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어야 AI 주권을 말할 수 있는가.최근 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즉 Stanford HAI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Stanford HAI는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의 AI 미래를 스스로 통제하려는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A 3 조달 부담 뛰는데 손발 묶인 카드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긴밀한 대응은 기업에 있어 필수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내외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에 발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특히 금융업권은 국내 금리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규제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카드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카드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각종 세미나 현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세미나가 미래 성장 전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자리에 가까워졌다. 성장보다 생존이 먼저라는 분위기마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