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0원 오른 1,1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 상승은 지난밤 사이 미 경제지표 호조가 달러 강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주간 신규 실업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5만1천건 감소한 36만4천건을 기록했다.
2주 연속 줄어들며 40만명 선을 하회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38만8천건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미 제조업 지표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달러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은 다소 후퇴했으나, 달러/위안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원의 상승 흐름도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 등 중화권 주식시장이 하락폭을 키우면서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대만의 충돌을 가정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전일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 월간 고용보고서 개선 전망과 얀센 백신 기대, 미 하원의 해상 인프라(기반시설) 법안 승인 소식 등 리스크온 재료 등이 등장하며 달러/원의 상승도 1,135원선 아래로 제한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850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2% 떨어진 92.58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302억원어치와 1천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역내외, 미 고용 경계속 포지션 플레이는 제한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와 달러/위안 환율 상승에 장중 내내 롱마인드를 유지했지만, 그렇다고 롱포지션 확대에 나서진 않았다.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자칫 반대 포지션 설정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달러/원도 1,135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에서 장중 내내 등락하며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개월만에 8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악재가 재차 노출됐음에도 시장참가자들은 포지션 플레이를 자제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 악재는 얀센 백신 기대로 희석됐고, 미국 인프라법안 수용 소식도 환시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하지만 달러/위안 불안으로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마인드를 유지했고, 달러/원도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5일 전망…美 고용보고서 결과 따라 방향성 확보
오는 5일 달러/원 환율은 미 고용보고서 결과를 확인한 대외 가격 변수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고용이 회복세를 보이리라는 것은 시장 전반에 확산한 컨센서스지만 얼마나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지가 시장참가자들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고용 회복 정도에 따라 미 주식시장과 달러, 채권 시장은 적지 않은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이고,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도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미 고용 회복이 조기 긴축 이슈와 연결되지만 않는다면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달러/원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달러/원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고용보고서 결과와 함께 달러/위안 환율이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추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달러/위안이 현 레벨에서 멈추지 않고 또다시 올라선다면 시장참가자들의 롱포지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