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0원 오른 1,134.7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째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개장과 동시에 1,135원선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사이 미국에서 조기 금리 인상 이슈가 부각되고, 이에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급락 등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고조된 영향이 크다.
이를 촉발한 것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022년 말에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하면서다.
그는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됐으며 제롬 파월 의장이 이를 매우 분명히 했다"라며 "다만 이러한 모든 여러 부문을 정리하는 데는 몇 번의 회의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은 우리나라 수출 호조 소식에 상승폭이 제한되며 1,135원선 아래서 맴돌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2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5%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20억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7% 늘었고, 연간 누계로는 2천808억달러로 전년보다 24.1% 증가했다.
하지만 달러/원은 정오를 기점으로 빠르게 다시 상승폭을 늘려갔다.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 강세와 달러/위안 환율 상승이 꾸준히 진행된 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달러/원은 장중 한때 1,138.8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 후반 고점 매도 성격의 네고 물량이 대거 쏟아지고,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달러/원은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1,135원선 주변에서는 비교적 탄탄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704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가격 변동없이 92.22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천15억원어치와 77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수급과 심리 모두 달러/원 상승 지지
이날 서울환시 수급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주식 순매도 공세에 영향으로 역송금 수요가 몰리며 수요 우위를 나타냈다.
여기에 역내 달러/위안 환율이 6주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서고, 미 주가지수선물 하락과 달러인덱스 상승 등이 겹치며 환시 주변 대외 환경 역시 장중 내내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이었다.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도 달러/원 단기 급등과 네고 물량 증가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지만,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하자 롱마인드를 강화하며 포지션 구축에 나섰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와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포지션 구축으로 시장이 롱쪽으로 쏠림이 나타나자,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서는)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면서 "하지만 달러 강세 흐름이 굳건한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당국 경계만으로 롱포지션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 22일 전망…달러 천수답 장세
오는 22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향방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재료나 시장 수급보단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달러/원은 또 한번 상승 모멘텀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이날 장 후반 달러 강세 흐름이 완화됐고, 미 주가지수선물 중 나스닥선물이 반등하는 등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 뉴욕 금융시장 역시 조기 금리 인상 이슈가 미치는 영향이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다.
만일 달러 강세 흐름이 둔화되고, 미 주식시장이 반등할 경우 달러/원은 가격 메리트 부각 속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이 1,130원대 중후반까진 언제든 레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나, 현 레벨에서는 네고나 당국 경계, 가격메리트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달러/원의 기본 방향성은 달러에 연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