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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고소득·전문직 신용대출 확대 ‘제동’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03 00:00

국민 등 4대 은행, 고신용자 대출한도 상향 조정
금융당국 가계부채관리 강화 발표로 축소 불가피

▲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전경. 사진제공 = 각 은행

▲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전경. 사진제공 = 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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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1. 현대모비스에 다니며 연봉 8000만원을 받는 A씨는 지난 2018년 결혼할 때 전세로 한 빌라를 선택했다. 사회 초년생이기도 했지만 집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후회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그때 무리해서라도 집을 샀어야 했나라는 생각에 잠을 자기 어려웠다. 최근 아이가 생긴 A씨는 아파트를 구입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주택도시기금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했다. 부부합산 소득이 6000만원(2자녀 둔 신혼부부는 7000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A씨는 고연봉에 안정적인 직장 덕분에 한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로 1억5000만원을 받아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 있었다.

#2. 개인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의사 B씨는 지난해 병원을 꾸미기 위해 목돈이 필요했다. 병원을 확장하고 새로운 장비를 들이기 위해 3억원 정도를 신용대출로 받을 계획이었는데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를 조절하라고 하자 거래 은행에서 대출이 어렵다고 했다. 결국 잠시 계획을 뒤로 미룬 B씨는 최근 ‘KB 닥터론’ 최고 한도가 늘었다는 연락을 받고 3억원을 빌려 병원을 새로 꾸밀 수 있었다.

앞선 사례들처럼 시중은행들이 막았던 신용대출 한도를 일부 완화하고 있다.

현재 전 지역이 규제지역인 서울에서 9억원 이상인 아파트를 구하려고 한다고 가정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20%로 제한된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분양가 9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도 불가하기 때문에 분양가의 80%에 해당하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간 은행권에서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해당 은행 계좌나 계열 카드사 이용 실적, 금융 상품 가입 유무 등을 따져 우대금리를 적용시켜줬다. 연봉이 높고 연체 등이 없다면 우수고객으로 분류돼 0.6%~1.0%포인트(p)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특수직과 전문직, 공무원 등은 ‘연봉 2배 대출’도 가능했다.

지난해 신용대출 증가율은 18.3%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4.8%였다.

신용대출 중 1억원 이상 비중(금액 기준)도 2018년 10.8%, 2019년 11.7%, 2020년 15.9%로 증가 추세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자 금융당국은 우대금리 폭을 줄여 전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높이고 고액연봉자에 대한 대출 한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은행권은 자율적 신용대출 관리 방안으로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낮췄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작년 말 리스크 확대 억제 차원에서 가계신용대출과 관련해 신규·증액을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국민은행은 △대출희망일이 2021년 1월 3일 이후 △대출서류 최초송부일이 2020년 12월 21일 이전인 경우 △본건 대출신청금액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본건 포함 당행 신용대출 1억원 초과시 제한)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새희망홀씨 Ⅱ, 사잇돌중금리대출, 행복드림론 Ⅱ, 징검다리론)을 제외하고 신규와 증액을 제한했다.

때문에 신용대출로 집을 마련하려던 일부 사람들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신용대출을 막았던 시중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일부 완화에 나섰다.

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 신용대출 신규·증액 및 주택담보대출 타행대환에 대해 제한을 해제했다.

신용대출 상품별 최고 대출한도도 증액했다. 최고 4억원 이내였던 의료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KB 닥터론’과 법조인 맞춤 대출 ‘KB 로이어론’은 한시적 제한조치로 2억원으로 낮아졌지만 3억원 이내로 상향됐다.

‘KB 스타(Star) 신용대출’은 최고 3억원 이내에서 1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가, 올해 초 2억원으로 변경됐으며 최근에는 3억원 이내로 복원했다.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도 최고 3억원까지 가능하다.

신한은행 ‘쏠편한 직장인대출S’는 신한은행이 선정한 기업에 1년 이상 재직 중이고 연환산소득이 2800만원 이상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제휴기관 신용대출은 3억원으로 일반 직장인대출보다 한도가 높다. 신한은행과 계약이 체결된 신용도가 우수한 기관 및 업체의 임직원이 대상이다.

하나은행 ‘하나원큐신용대출’은 소득이 있는 현 직장 6개월 이상 재직, 국민건강보험료 6개월 이상 정상 납입한 고객이라면 대출한도에 때라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의료인과 법조인, 기타전문직을 대상으로 ‘닥터클럽’, ‘로이어클럽’ 대출 상품을 갖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최대 3억원, 최장 5년까지 대출이 된다.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2억원이다.

우리은행의 ‘직장인대출’은 하나은행보다 대출 한도가 더 높다.

우리은행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고객으로 국민연금 직장가입자로 등록돼 있고 연 소득이 3000만원 이상이거나 연봉 2000만원 이상에 우리은행으로 급여이체 중이고 통신비나 공과금 3건 이상 또는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우리은행 결제계좌에서 우리카드(신용)를 결제할 경우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된다.

우리은행 역시 전문직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직 고객에 특화된 ‘우리 스페셜론’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와 법조인은 최대 3억원, 이외 전문직은 2억원까지 최대 5년간 빌릴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신용대출의 한도가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 2023년 7월부터 개인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전면 적용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차주에 대해 DSR 40% 규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당장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개인별 DSR이 시행된다.

차주의 상환능력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되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로, DSR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신규 주담대를 받는 경우와 연 소득 80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가 받는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는 경우에 차주별 DSR 40% 적용된다. 이외에는 은행별로 평균치(DSR 40%)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차주별로는 DSR가 40% 넘게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출한도가 조금 높아진 상황이라 문의가 많다”며 “아무래도 DSR 강화 시행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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