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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소법, 금융규제 체계 변화 계기돼야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4-12 00:00

▲사진: 홍승빈 기자

▲사진: 홍승빈 기자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현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본격 시행된 지 2주일이 지났지만, 금융권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소비자 보호’라는 기본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량 증가와 판매 저조 등 현실적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소법 시행 이후 증권사 상품 판매가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금소법은 적합성·적정성 원칙 및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영업행위·부당권유행위 및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하던 ‘6대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내용은 △기능별 규제 체계로 전환 △6대 판매 원칙의 확대 적용 △금융소비자의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 보장 △분쟁 조정 절차의 실효성 확보 △징벌적 과징금을 통한 사후 제재 강화 △금융교육의 법제화 등이다. 이를 위반한 금융사에는 관련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한다. 또 금소법을 위반한 판매자는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금소법의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변화된 제도로 인한 혼란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금소법 감독규정과 시행령을 법 시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7일 발표하면서 ‘졸속 시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구체적인 시행세칙은 시행 당일인 25일에야 금융사들에 공문으로 발송하면서 이들이 구체적인 법안을 이해하고 준비할 시간을 가지기 어려웠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소법 시행이 예고된 지 이미 1년이 지난 상황에서 금융사들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소법이 제정된 건 지난해 3월이고, 시행령 초안도 지난해 10월 입법예고 되는 등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는 주장이다.

불편함은 온전히 소비자의 몫이다. 금소법으로 설명 의무가 강화되다 보니 금융사 직원들은 제재에 대한 불안감으로 설명서를 빠짐없이 읽고 모든 절차를 녹취하면서 판매시간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법 지침을 안내하고 고충처리 시스템을 만드는 등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실제로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소법 안착을 위한 금융당국과 금투업계의 협력 방안과 주요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금소법 시행 이후)불편과 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의 마음을 표현한다”라면서도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 없이 시간에 쫓겨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소비자 선택권을 사실상 사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향후 분쟁에 대한 부담으로 모든 사항을 기계적으로 설명하고 녹취하는 책임 회피성 행태 또한 금소법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규 준수에 애로가 없도록 일부 사항에 대해 업계와 함께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6개월 계도기간 내에 시스템 정비, 현장의 세부준비가 완료될 수 있도록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약속했다.

금소법 시행은 ‘금융 규제 체계 변화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핵심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절차를 효율화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이 여전하다는 것은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더 걸리고 불편한 점이 다소 있더라도 ‘불완전판매’라는 과거의 나쁜 관행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오랜 기간을 거쳐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마련된 만큼 소비자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진정한 고민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업계와 금융당국의 태도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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