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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코리아 인수’ 가상 시나리오 (2)] 롯데쇼핑, 이베이코리아 인수 통해 부진 흐름 탈피할까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4-12 00:00

유통업계 최초 온라인 사업 시작했으나 부진 상황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영입하며 의지 피력

▲사진: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사진: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2020년 거래액이 161조에 달하는 이커머스 시장. 5년 내에 시장 규모은 270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미국 증시로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이커머스 시장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으로 또 한번 이슈가 되고 있다. 상황별 시나리오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 기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 편집자주 〉

롯데가 온라인 유통 시장 확대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중고나라를 지분투자 형태로 인수했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성과가 부진하자 기존 온라인 강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개최한 롯데 주요임원회의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롯데쇼핑의 온라인 사업을 저격한 발언이었다. 롯데는 1996년 롯데인터넷백화점이란 이름으로 유통 업계 최초 온라인 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신 회장의 말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하이마트·롭스 등 롯데그룹 내 7개 유통 사이트를 통합해 신규 쇼핑몰인 롯데온을 론칭했다. 3조원 가량을 투자해 야심차게 내보인 온라인 사업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초라하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전년보다 27% 감소한 13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와 쿠팡은 매출을 50% 가까이 늘리며 기업 가치를 높였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거래액 증가율은 19%다. 롯데온은 시장 성장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더군다나 경쟁사인 네이버와 쿠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전년보다 거래액을 20% 이상 성장시켰다.

롯데쇼핑의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6조761억원으로 전년보다 8.8%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19% 하락한 3460억원을 나타냈다.

강희태닫기강희태기사 모아보기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 주주 총회에서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전 가속화로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한 해였다”면서 “점포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등으로 대응했지만 실적은 저조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커머스가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주주들께 송구하다”며 “외부 전문가를 도입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외부 전문가를 언급한 바로 2일 후인 지난달 25일, 롯데온의 새 대표로 나영호닫기나영호기사 모아보기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영입됐다. 나영호 신임 대표 영입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에 둔 영입이라는 것이다.

강희태 대표는 주총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대해 “인수에 충분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온라인 사업 부문을 국내 3위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통해 쇄신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네이버쇼핑(26조8000억원)과 쿠팡(20조9000억원)에 이어 국내 3위다. 지난해 7조 6000억원의 거래액 규모를 나타낸 롯데온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 규모에서 국내 1위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인수가액으로 인수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인수 후 긍정 시나리오

롯데그룹은 여러 기업을 인수하며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 1976년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했으며 이후 1978년 삼강산업, 2007년 대한화재, 2009년 두산주류, 2012년 하이마트 등을 인수하며 종합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구축해갔다. 유통 분야에서는 2004년 우리홈쇼핑, 2010년 바이더웨이,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을 인수하며 국내 유통 강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롯데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고 기업 내 역량과 좋은 시너지를 내면서 인수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롯데쇼핑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온라인 사업부문과 잘 융합할 경우 기존 유통 강자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롯데가 가지고 있는 기존 유통망과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시장을 합치면 주요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물품까지 다루는 종합 온라인 유통 매체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전국 요지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롯데가 이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활용해 택배망을 재정비할 경우 상품 다양성·플랫폼·물류 등 전 방위적 요소를 갖춘 온라인 절대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 인수 후 부정 시나리오

이베이코리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5조원 규모의 인수가액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적정 인수가를 3조원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인수 숏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 모두 5조원의 금액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약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하고 16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는 등 표면적 수치는 좋지만 시장 성장률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는 등 실질적 가치가 5조원까지 평가되는 건 지나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베이코리아의 부족 요인을 롯데가 제대로 보완하지 못할 경우 같이 시장 성장에서 도태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롯데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도 문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비교적 견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보수적 태도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혁신적인 시도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새로운 시도와 모험이 끊이지 않는 이커머스 시장과 기업 분위기 자체가 맞지 않아 인수 후에도 좋은 역량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혁신적인 분위기의 기업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내부 분위기로는 시장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시도에 깨어있어야 하는 온라인 생태계와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인수 불발

인수가 불발될 경우 롯데 온라인 사업은 여전히 주류세력에 포함되지 못한 채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만약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주요 경쟁자로서 부정적인 비교 대상에 놓이게 될 것이다. 최근 중고나라 투자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며 다양한 온라인 시장 성장 활로를 모색하고는 있지만 단숨에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불발 시 내부에서 혁신적인 변화 또는 시도가 이뤄지지 않는 한 롯데의 온라인 사업이 ‘주류’에 편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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