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진 = 생성형AI
곽달원 HK이노엔 대표가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의 성장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영업이익 1000억 원’을 달성했다. 나아가 내년 초 예정된 케이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곽 대표가 케이캡의 글로벌 도약과 후속 성장동력 확보 과제를 연임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케이캡’ 효과…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입성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곽달원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가 내년 3월로 다가오면서 재임 기간 쌓아올린 경영성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곽 대표는 40년 넘게 제약 현장을 누벼온 대표적인 ‘영업통’ 전문경영인이다. 1960년생인 그는 경복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6년 삼성그룹 공채로 현 HK이노엔의 전신인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에 입사한 이후 영남지역 영업부장, 영업지원팀장, 제2사업부장, 의정사업 총괄 등을 두루 거쳤다.
2014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CJ헬스케어로 분사해 출범할 당시 그는 각자대표를 맡아 조직을 이끌었다. 2018년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인수돼 HK이노엔으로 재편된 이후에는 전문의약품(ETC)사업총괄과 생산총괄 등 핵심 보직을 맡았고, 이어 2022년 1월 HK이노엔 대표이사에 오른다.
곽 대표는 국산 30호 신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시장 안착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주도하며 HK이노엔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 대표 재임 기간 최대 성과는 단연 케이캡의 시장지배력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실적 도약이다.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중심이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판도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중심으로 재편하며 케이캡을 독보적인 국산 신약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631억 원, 영업이익 110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18.5%, 영업이익은 25.7%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1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곽 대표 취임 첫해인 2022년 실적이 매출 8465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재임 기간 외형은 25% 이상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외형 성장의 핵심 축은 케이캡이다. 케이캡은 국내 연간 처방액 2000억 원 고지를 돌파하며 P-CAB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곽 대표 특유의 과감한 결단에서 나온 마케팅 및 유통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령과의 ‘케이캡-카나브’ 공동판매 계약이다. 곽 대표는 기존 파트너사와의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케이캡을 교차 판매하는 딜을 성사시켰다. 영업망을 교차 활용해 판매효율성을 높였고 의무 계약 기간 설정 등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확보하는 경영 수완을 보여줬다.
아울러 컨디션을 필두로 한 헬스앤뷰티(H&B) 사업과 백신 유통 사업에서도 내실 위주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케이캡이 끌고 타 사업부가 뒷받침하는 선순환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내년 초 美 FDA 승인 가시화…‘글로벌 2조 신약’ 분수령
곽 대표가 이끄는 HK이노엔의 다음 시선은 글로벌 무대에 맞춰져 있다. 그 최전선에 바로 내년 1월로 예상되는 케이캡의 미국 FDA 신약 허가 승인이 자리잡고 있다.케이캡은 미국 파트너사인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미란성 식도염(EE)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개최된 미국 소화기학회(ACG 2026) 등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케이캡은 기존 PPI 제제 대비 신속한 증상 개선 효과와 높은 관해 유지율을 입증했다.
케이캡은 내년 초 FDA 신약허가신청(NDA)을 거쳐 승인이 결정되면 미국시장에 정식 진출하는 국산 신약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글로벌 상업화가 본격화될 경우 세벨라로부터 유입될 대규모 허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향후 매출에 비례해 수령할 로열티 수입이 본격 반영된다.
이는 HK이노엔의 수익성 지표를 한 단계 격상시킬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케이캡은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54개국과 기술 수출 및 완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17개국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곽 대표가 제시한 ‘2030년 케이캡 글로벌 매출 2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가 미국시장 안착을 계기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케이캡 쏠림’ 극복…‘포스트 케이캡’ 발굴 과제
실적 도약과 글로벌 모멘텀이라는 성과 뒤편에는 곽 대표와 HK이노엔이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주요한 리스크로는 ‘케이캡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꼽힌다.HK이노엔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케이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단일 블록버스터 품목의 대성공은 실적을 견인하는 요소지만, 향후 후발 P-CAB 경쟁 제제들의 추격과 특허 만료 이슈 등 장기적 리스크에 노출될 경우 회사 전체 수익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과 투자자들은 케이캡 이후의 성장동력 확보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 임기 또는 후임 체제에서 HK이노엔이 달성해야 할 핵심 과제 역시 후속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의 성과 도출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 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본격화하며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글로벌 학회 등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차기 성장축으로 안착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HK이노엔은 GLP-1 계열의 고질적 단점으로 꼽히는 근육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 ‘IN-207907’과의 병용 투여 전략을 추진 중이다. 비만치료제와 근감소증치료제를 묶어 시너지를 내는 시도로, 차세대 성장축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케이캡의 성공으로 확보한 풍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비만·근감소증치료제 등 후속 R&D 라인업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곽 대표와 HK이노엔의 최대 과제”라며 “내년 초 미국 FDA 승인이 글로벌 신약 도약의 첫 단추라면, 후속 파이프라인의 성과 안착은 1조 클럽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체질을 완성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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