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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주식시장의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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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올해 들어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일이 발생하는 가운데 위험자산이 금리상승 위험을 과대 평가하고 있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최근의 금리 탠트럼(발작)이 과도했다거나, 결국 이익전망치 상향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통화당국이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주식시장 유동성 장세를 후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경계감도 커져 있다.

코로나 백신과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채권물량 부담, 산업금속이나 원유 등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가격 상승, 연준의 자산매입 약화, 그리고 예상보다 통화정책 전환이 빠를 수 있다는 우려 등이 금리 레벨을 높였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이 같은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들도 적지 않게 엿보인다.

주식시장 흐름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최근의 '금리 진통'은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응 과정이라는 것이다.

■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경기 회복세의 금리 위험 극복 기대

미국채 금리는 지난주 1.6%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1.4% 수준으로 내려왔으나 시장의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에선 경기 회복세와 그에 동반되는 물가 압력 등이 금리를 높이지만, 말 그대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현재의 금리 레벨은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위험자산 하락 반전의 변수였지만 유가, 구리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인프라투자 기대에 강세를 지속했다"면서 "금리발 변동성 확대로 금 가격은 주요 자산시장 중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단순히 금리 상승 때문에 최근 주식시장이 위축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가 부진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경기 회복 기대감 약화, 외국인 대량 순매도 때문이었다"면서 "경기회복 성장국면에서 물가와 금리 상승은 당연한 흐름이며, 오해가 풀리면 주가는 다시 상승 추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계속 지켜본다

작년 11월 미국채 금리는 주로 0.8%대에서 등락했다. 이랬던 미국채 금리는 지난주 3개월 전보다 레벨이 두 배나 더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금리가 최근 급등에 따른 되돌림을 나타냈으나 향후에도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다.

같은 기간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1.7%대에서 2.1%를 넘어서는 양상을 띄었다. 물가 압력과 금리 상승 흐름을 지켜보던 투자자들은 결국 연준이 막대한 유동성을 수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나서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에 대해 명백히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안도하지 못했다. 통화정책 변화가 '과거 약속'보다는 빨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수급에 대한 우려가 금리 레벨에 반영되고 연준이 인플레 기대가 과도하다고 했지만, 채권시장은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등 큰 흐름의 변화를 인정한 상황이어서 긴축에 대한 우려를 깔끔히 지워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급등은 이미 반영된 인플레이션 전망 보다는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과 강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강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면서 "일시적 인플레이션에도 정부의 대규모 자극으로 완전고용 달성이 빨라질 경우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에 입각한 인내심 약속이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최근 명목 국채금리의 급등을 기대인플레이션 보다 실질금리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다만 미 국채시장이 반영 중인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은 과도하다고 판단되며 그에 따라 금리 상승속도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여전히 금리 상품보다 주식 기대수익률 크게 높다

금리가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은 채권투자의 메리트가 주식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최근의 금리 급등에 지나치게 긴장할 필요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주 금리 급등 뒤 1.5%대 금리와 1.5%대 배당수익율을 근거로 주식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들도 보였던 게 사실이다. 다만 주가에 부담이 되는 금리 수준을 정확히 알기도 어렵다. 또 PER의 역수 등으로 추정한 주식 기대수익률은 여전히 채권금리 수준을 크게 웃돈다.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팀은 "미국의 주식-채권 일드 갭과 주가를 긴 시계열로 보면 과거 주식이 큰 고점을 쳤을 때 일드갭은 마이너스였다"면서 "현 시점에서 단순 계산으로 일드 갭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려면 미국 장기 금리가 2% 후반대까지 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 금리가 주식 기대수익률을 웃돌기 위해선 앞으로도 금리가 한참이나 더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주식팀은 "한국은 주가와 일드 갭 사이 관계가 확연히 나타나지 않지만, 그래도 배당 수익률과 금리로 보면 KOSPI 배당수익률(2월말 1.6%)이 예적금 금리(1%)보다 아직 높다"고 밝혔다.

■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물가를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섹터로

자료: 신한금융투자

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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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중 금리 상승을 주도했던 기대 인플레는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고, 2월말부터는 실질금리 상승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적으로 볼 때 글로벌 실질금리 상승발 금리 상승이 나타날 때 KOSPI시장의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주시하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생산자물가 흐름에 민감한 업종들을 주시하면서 접근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상호 신금투 연구원은 "글로벌 생산자물가(PPI)와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 변화율 상관계수는 중국 0.60, 미국 0.48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면서 "이는 과거 PPI 상승이 국내 기업이익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PPI가 상승했던 국면은 현재를 포함해 2005년 이후 총네 차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4개의 국면을 (1국면: 06년 1월~07년 12월, 2국면: 09년 10월~10년 8월, 3국면: 16년 1월~17년 3월, 4국면: 20년 6월~현재)으로 나눈 뒤, 과거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모두 개선됐고 평균 25.6% 상향조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상황에선 물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업종이 유리할 수 있다. 제품의 원가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업들의 이익이 많이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대표적인 PPI 상승 수혜업종인 화학은 과거 네 차례 PPI 상승국면에서 매출액과 마진이 모두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반면 유틸리티는 매출액 개선에도 영업이익률은 PPI 상승국면에서 모두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유틸리티 쪽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이 예컨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진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네 차례 국면에서 업종별 마진 개선폭을 비교해보면, 소재(화학, 에너지, 철강), 산업재(운송, 기계), IT(디스플레이, 반도체, 하드웨어) 업종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업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을 매출에 전가할 수 있는 업종이었다.

수혜업종의 과거 영업이익률 최고치 대비 현재 컨센서스 차이를 계산해보면, 디스플레이(9.8%p), 반도체(9.4%p), 철강(8.2%p), 에너지(7.1%p), 기계(4.8%p), 운송(2.7%p), 화학(2.2%p) 순으로 마진 개선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신한금융투자

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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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과장된 물가·금리 인식과 계속되는 줄다리기

시장엔 물가에 대한 우려가 과장돼 있다는 진단도 만만치 않다. 연준 역시 물가 상승률이 2분기 일시 급등할 수 있지만, 고물가가 지속될 만한 환경은 아니라는 견해다.

기대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BEI가 이번 금리 상승 국면에서 오히려 정점을 찍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이나 장기 BEI가 단기 BEI를 밑도는 모습을 보면서 일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해 시장이 예민하게 받아들였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유승우 연구원은 "지난주 2년과 5년 구간 BEI가 급등하는 동안 10년~30년 BEI는 소폭 하락하면서 손익분기인플레이션율 곡선의 역전이 눈에 띄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단기 상승 후 장기 하락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장기적인 증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해 장기적인 성장 전망이 악화될 가능성, 코로나 이후 급증한 각 경제주체의 부채로 인해 시장금리 상승이 경제활동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의 금리 급등이나 BEI 장단기 역전을 통한 의사표시에 대해 연준이 보다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환경이다. 연준은 다시금 인플레 압력이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유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과 의사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의 괴리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위험자산 입장에서 통화정책발 충격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속도의 문제일 뿐 장기금리가 오를 수 있는 환경이어서 주식시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들도 많다. 연준이 물가의 '일시' 속등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당장 2분기에 접어들어 2%대 중반의 CPI 상승률을 보게 되면 주식시장이 다시 부담을 나타낼 수도 있다. 주식시장과 물가·금리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수 있는 환경이다.

■ 금리 두려움 극복하기...주식 외에 대안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

일반인들은 여전히 채권이나 예금 등 금리 상품에 대한 매력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이 격화됐지만, 한국의 아파트값 폭등에 따른 자산 인플레는 많은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이끌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아파트 가격이 사상 유례없이(금액 기준) 폭등해 웬만한 안전자산으로는 '진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다.

B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주식시장에 진입한 이유 중 하나는 아파트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라며 "책상 물가 말고 많은 사람들이 몸으로 느끼는 진짜 인플레이션은 아파트로 인해 사실상 이미 폭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계청, 한은 물가는 나라님·공무원들의 물가이고 일반인 물가는 이미 폭등했다. 이러다보니 주식이라도 하지 안하면 두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아파트값 폭등으로 한국의 자산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태이다 보니, 위험자산에 투자해 실질적인 재산 '보존'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 많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설문조사에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주식 붐의 시대라고 하지만, 실상은 재산을 보존하거나 늘릴 길이 없어 억지로 위험자산 투자에 떠밀리는 측면도 크다.

리서치 회사 컨슈머인사이트는 "재테크 심리에 극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안전한 예적금을 떠나 위험성이 큰 주식, 부동산으로 급속히 옮겨 가고 있다"면서 "2019년 초 예적금에 비해 40%포인트 이상 뒤지던 주식 투자심리가 2년 만에 부동산은 물론 예적금까지 꿰뚫고 올라서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투자자산 선호조사를 한 결과 "영끌과 빚투에 이어 가상화폐 광풍까지 위험한 길을 택한 사람들이 급증했다"고 소개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년 12월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거래가 거의 끊기자 그나마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쪽으로 관심이 이동했다"면서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중 유동성이 사상 최대로 늘어나고, 주가가 바닥이라고 본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유일한 대안으로 봤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들어선 주식투자 권유율이 신고점을 넘었다. 1분기 현재(2월말까지) 주식 권유율은 36.9%로 전분기에 비해 8.5%p 뛰었다"면서 "같은 기간 2.5%p 오른 부동산(32.7%)은 물론 2.4%p 하락한 예적금(36.3%)까지 모든 자산관리방안을 단번에 꿰뚫고 맨 위로 올라섰다"고 소개했다.

출처: 컨슈머인사이트

출처: 컨슈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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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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