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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ESG 리스크 따라 기업 대출 한도·금리 차별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2-08 22:00

소상공인 폐업 후에도 일시상환 부담 유예

금융위, ESG 리스크 따라 기업 대출 한도·금리 차별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위원회가 전통적 부실위험 외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에 따라 기업의 대출 한도‧금리가 차별화될 수 있도록 규제‧인센티브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원리금 연체를 하지 않은 소상공인은 폐업하더라도 당초 대출만기까지 대출금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정책·글로벌금융분과 1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관 과제를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금융위는 글로벌 ESG 기준 강화 추세에 대비해 정부, 기업, 투자자, 금융회사들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수립·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금융권 규제체계에 ESG 요인들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개별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증폭되지 않도록 금융당국 차원의 점검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서 금발심 정책·글로벌금융 분과위원들은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 중심의 ESG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석탄 선언 금융회사에 대한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ESG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견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제시됐다.

위원들은 유럽 등 선진국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국내 사정을 감안해 규정‧제도 등을 마련할 것도 요청했다. ESG 관련 일반 기준을 정립하더라도 모범사례‧가이드라인 등을 적극 제공해 기업‧금융회사의 실무 적용상 어려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위원들의 의견이다.

금융위는 녹색금융 활성화도 추진한다. 우선 정책금융의 녹색북야 지원 비중을 2019년 6.5%에서 2030년 13% 확대하기로 했다.

녹색에 해당하는 산업·기업을 규정하는 녹색분류체계가 확립되면 녹색 특화 대출·보증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한다. 프로그램에는 녹색 특별대출, 녹색기업 우대보증, 특별 온렌딩(On-lending·중개기관을 통한 간접대출)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금융권 기후리스크 관리 가이던스’, ‘금융권 녹색금융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금융권의 자발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환경 리스크 등의 정보가 폭넓게 공개되도록 코스피 상장사를 중심으로 공시 의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1분기 중 마련한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코스피 주요 상장사에 대해 자율적으로 기준 공시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며 단계적으로 이 부분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공시내용 등에 대해서도 보완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제도가 당장 도입돼서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시장 테스트와 기업들의 수용성 등을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고, 현재로서 코스닥 기업까지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코로나19 금융지원 현장점검반을 신설해 소상공인‧기업의 애로를 직접 청취하고 신속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소상공인의 폐업 등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 원리금 연체를 하지 않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폐업 후에도 당초 대출만기까지 일시상환 부담이 유예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증부 대출의 경우 소상공인이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갚던 중이라도 폐업을 하면 대출을 일시에 회수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때문에 대출금 일시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폐업을 적시에 하지 못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대출받은 소상공인이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 중이라면 당분간은 폐업하더라도 대출을 일시 상환하지 않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신보는 원리금 연체 없는 폐업 소상공인에 대해 이달 15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부실 처리를 유보하고, 은행이 해당 소상공인에 대해 만기까지 대출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원론적으로는 폐업을 한 소상공인은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즉각 지원을 중단하고 회수하는 게 원칙”이라며 “다만 기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코로나19라는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폐업 사유도 본인의 경영 잘못보다는 외부 환경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폐업 소상공인 여신 유지 조치가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런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일시 회수로 인해서 생기는 부실과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유예하고 다시 정상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때의 리스크를 비교해야 하는데, 이런 유 예조치로 인해서 추가적으로 생기는 부실위험보다는 유예를 통해서 정상적으로 상환하도록 하는 것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집합제한 소상공인(3조원)과 일반피해 소상공인(3조6000억원)에 대한 대출 보증료 인하 등 금융부담 완화도 추진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도입한 예대율 한시적 적용 유예 등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는 금융사별로 선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이 아닌 불요불급한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금융규제 유연화 연장·정상화 과정에서 차별 적용한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은 1분기 중 마련한다. 장기 모기지 도입, 우대조건 확대 적용 등을 통해 청년층‧무주택자 대상 ‘주거 사다리’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청년층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미래소득을 추가 반영하거나 대출 만기 장기화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국장은 “가계부채 관리개선 방안의 핵심 내용은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한 대출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차주의 소득을 고려해서 상환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취급하는 관행이 금융회사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업 인허가‧승인을 신청한 회사와 관련해 소송·조사·검사가 진행될 시 심사 절차를 중단하는 ‘금융업 인허가의 심사 중단제도’의 개선안은 올 상반기 중 마련된다. 금융위는 심사중단을 꼭 필요한 경우로 제한하고, 심사중단이 과도하게 장기화되지 않도록 심사재개 사유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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