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번에도 국채 단순매입 스케줄표 제시하지 않은 한은 총재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1-15 14:28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번에도 국채 단순매입 스케줄표 제시하지 않은 한은 총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해부터 국채 발행물량 확대에 따라 채권시장에선 단순매입을 더 적극적으로 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은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전원일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고채 단순매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한은 입장에선 단순매입 패를 먼저 보여줬을 때의 정책적 어려움 등으로 미리 계획표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이주열 총재는 단순매입에 대한 '조건부 가능성과 의지'만 강조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 국채 단순매입 적극성 띄기 위한 조건 성숙하지 않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단순매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채발행 확대에 따라) 금리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시장 안정화 방침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단순매입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늘 준비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 어떤 힌트도 주지 않았다.

채권시장에서도 한은이 단순매입에 대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위해선 국채 발행 충격이 현실화돼 금리가 크게 급등하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이란 진단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 단순매입과 관련해 이 총재가 적극적인 말을 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면서 "현실적으로 국채 발행이나 추경 편성을 통해 시장이 한번 더 망가져야 한은이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정부 정책이나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 등을 모두 감안해서 '후행적으로'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한은이 먼저 패를 보이긴 어려웠던 것이다.
■ 세계 공통현상 '장단기 금리차 확대'도 단순매입 의지 강화엔 제약 요인

최근까지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장단기 스프레드가 벌어진 점은 한은의 국채 단순매입에 대한 인내심을 강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후반 국채 발행물량 확대와 같은 수급 우려에 국내 장기금리가 튀기 시작했다. 최근엔 이와 함께 미국 장기금리 상승,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강화 등이 금리 추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장기금리도 오른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 총재는 "장기금리 상승은 수급 경계도 있지만, 주요국 정책방향과 인플레 영향 등의 기대가 바뀌는 것에 오히려 크게 기인했다"면서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는 우리 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또 "최근 국고채 금리가 장기물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확대된 게 사실이나 장단기 금리차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수익률 곡선이 어느정도 타당한지는 대내외 경제상황을 같이 놓고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물론 단순매입 정례화에 대한 기대감 등을 완전히 제거하지도 않았다. 금리 급등과 같은 시장 급변동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B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은이 단순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오기 위해선 금리가 급등하고, 이 현상이 한국의 특이한 현상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한은은 상당기간 상황 지켜보는 '정책 휴지기' 속에 있어

지금은 자산가격 급등과 정책 효과를 살펴야 할 필요성 등으로 한은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선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경기회복 강도를 살펴야 하는 시기다. 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한은이 구체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어려웠다.

이주열 총재는 출구전략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금리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현재 고려할 상항이 아니다. 정책기조 전환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다"고 했다.

미국에서 물가 상승 압력 강화 등으로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여전히 대내외 통화당국이 조속히 스탠스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현지시간 14일 출구전략을 논하기엔 빠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채권매입 축소를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불안감을 조성할 만한 인플레 조짐이 없는 한 조기 금리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의 이같은 발언은 기대 인플레 강화와 연결돼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기여했다. 연준이 지난해 밝힌 것처럼 상당기간 인플레를 용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역시 아직은 큰 틀의 변화는 주기 어렵고,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이나 주가 급등에 대해 '빚투', 즉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주식시장 버블 여부에 대해선 사전엔 알 수 없다는 식의 답을 했다.

주택가격 급등과 관련해선 "우려스럽게 보고 있으며, 자산가격이 전반적 실물경기나 소득여건에 비해 빠르다"고 했다.

가계부채도 우려했으나 '현 단계'에선 부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성장률 전망은 12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웨이트 앤 시' 입장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한시적 조치에 대해선 그 조치의 만기가 도래하면 효과와 부작용을 같이 살펴보되 지원을 성급히 거두지는 않겠다고 했다.

한편 재난지원금 문제에 대해 한은 총재가 의외로 자기 목소리를 내 특별하게 다가왔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보다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더 어려운 계층에 지원하는 게 낫다는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기재부 장관과 같은 입장이다.

이 총재는 "한정적 재원을 쓰는 문제를 감안할 때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게 효과가 높다"면서 "경기나 자원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 선별적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그러나 "작년에 홍남기 장관이 선별 지원을 주장하다가 여당 정치인이나 청와대에 당한 바 있다. 올해는 이 총재까지 선별 지원에 대한 자기 목소리를 내니 각 분야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좀 떨어진 느낌"이라며 "다만 정치 이벤트와 정부에 만연한 포퓰리즘을 감안할 때 전국민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