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5일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 2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05원 오른 1,098.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진행된 달러 약세에 기대 개장과 함께 내리막을 보였으나, 장중 미 부양책 발표와 금융통화위원회 등 대형 이벤트를 거치고 난 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안으로 1조 9천억달러를 의회에 제안했다.
미 부양책 발표 이후 미 국채 수익률은 뛰었고, 달러는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원은 빠른 속도로 하락분을 되돌렸다.
이 과정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은 숏커버에 나서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099.7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됐고,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과열되는 주식시장에 대해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확대는 예상치 못한 쇼크로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서 하는 투자는 저희가 늘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은 더욱 고조된 반면 달러/원의 상승 모멘텀을 더욱 확대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원의 상승폭 역시 점차 줄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미 부양책의 경우 당장엔 달러 강세와 연결되고 있으나, 결국 달러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점 매도 성격의 수출업체 네고도 대거 몰리며 달러/원 상승을 막았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677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6% 오른 90.28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천499억원어치와 1천17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미 부양책과 금통위도 있었지만 시장 이벤트 중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조기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관련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입장이었다"면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과 관련해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달러/원 뿐 아니라 다른 금융시장의 가격 변수도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주식시장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겪고 있는 데, 이는 바람직한 조정으로 판단된다"면서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달러/원은 여전히 아래쪽이 편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