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25원 내린 1,09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미 국채 수익률 하락과 파운드화 강세가 어우러지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 약세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 약세뿐 아니라 중국 경제 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연일 레벨을 낮추고 있는 점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34% 낮은 6.4605위안으로 고시하면서 달러/위안 하락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환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도 글로벌 달러 약세를 이유로 개장 이후 줄곧 롱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093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지만, 국내 주식 상승세가 제한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추가 하락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504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15% 떨어진 89.95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107억 원어치와 643억 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 美 추가 부양책 기대로 달러 약세 지속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달러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재정부양책에는 2천 달러 현금지급과 실업수당 연장, 백신 배포, 배송 관련 자금 지원, 시 및 주 정부 등에 대한 기타 자금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부양책이 실행되면 달러화의 하락모멘텀은 좀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하락 흐름 역시 미 부양책 재료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에 베팅한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숏플레이에 나서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로 대응하지만 않았다면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플레이 강도를 고려할 때 오늘 달러/원은 1,090원선 초반선까지 레벨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코스피 상승 반전 시 장중 저점 테스트
오후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지수 상승 반전 또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진정될 경우 장중 저점인 1,093원을 다시 한 번 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 재료는 어느 정도 현 달러/원 레벨에 반영된 만큼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을 시도하려면 주식 관련 환시 수급이 균형을 되찾고, 코스피지수도 상승 흐름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오후 달러/원이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 또는 낙폭 축소 움직임은 코스피지수 향방과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위안 환율이 경기 회복 기대로 내리막을 타다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는 점은 달러/원 추가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코스피지수 하락은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지만, 국내 고용지표 악화도 더해졌기 때문이다"면서 "하지만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우려도 다소 완화된 관계로 달러 약세 흐름은 큰 변화가 없어서 달러/원 역시 1,095원선 주변에서 크게 벗어난 움직임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