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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바이든의 선거인단 승리와 옐런의 새옹지마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2-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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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든 대통령직 인수위 사이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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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조 바이든이 미국 현지시간 14일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 요건인 과반을 확보하면서 바이든 시대 경제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은 50개 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 승리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넘는 306명의 선거인을 확보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사기 선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법적인 대응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바이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선거인단 투표는 선거 결과를 확인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승복하지 않고 있어서 보통 때보다 더 관심을 모았으나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젠 23일까지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연방 의회에 전달된다. 미국 연방의회는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승리자를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으나 그 가능성을 자신하기가 쉽지 않다. 금융시장은 이제 바이든 시대 미국 경제정책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 현실화되는 '재무장관' 옐런의 복귀

미국 대선이 바이든의 승리로 정리되면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재무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

옐런은 2018년 1월 마지막 날 이틀간 열린 FOMC를 주재한 뒤 퇴임했다. 당시 재닛 옐런 의장은 4년간 맡았던 연준 의장직을 내려놓고 14년에 걸친 중앙은행 이력도 접었다. 이후 제롬 파월 부의장이 2월 3일 의장으로 취임했다.

연준 최초 여성 중앙은행 수장의 임기는 짧게 끝났다. 옐런은 1970년 이후 가장 짧은 임기 동안 일한 의장이 됐다.

옐런은 당시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가 2024년 1월까지로 한참 남았었지만, 연준 수장 자리를 내놓으면서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만 없었다면 옐런은 좀더 길게 의장 자리를 이어갔을 것이다. 옐런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3년 10월 의장에 지명한 뒤 통화정책을 관할했다.

예일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옐런은 벤 버냉키 의장 시절엔 연준 부의장으로 일했다. 버냉키가 헬리콥터 벤의 면모를 선보일 때 이 같은 정책의 방향을 지원했다. 옐런은 노동경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경제학자이며, 성장과 고용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성향이다.

다만 버냉키 시대가 극단적인 돈 풀기 시대였다면 옐런의 시대는 '점진적인 정상화'의 시대였다. 옐런의 연준은 2014년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2017년 3차례 금리를 올리는 등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옐런의 재임 기간 동안 미국의 정책금리는 5차례 인상됐다.

옐런 재임 기간 주가는 25% 이상 오르고 실업률이 6% 후반에서 4% 초반으로 내려왔다. 이를 근거로 옐런은 무난한 정책수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강력한 캐릭터를 갖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옐런의 임기도 단임으로 짧게 끝이 났다.

옐런의 시대에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가 이뤄졌고, 이후 부의장이던 파월이 옐런의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금리를 더 올렸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의 저금리 선호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면서 중앙은행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허다했다.

트럼프의 연준 길들이기와 경기 둔화 흐름 속에 파월은 2019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렸다. 이후 올해 3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로 되돌리고 역대 유례없는 강력한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연준 의장-부의장 관계였던 옐런과 파월은 이제 재무장관-연준 의장의 관계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 변화 놓고 상반된 견해...한국도 역할 변화 주문 받을 수 있어

트럼프의 '위대한 아메리카'나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고립주의가 끝나고, 바이든의 '관계주의' 시대가 시작되면 세계 경제질서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미국 이익을 최우선에 내세우면서 많은 나라들과 갈등을 겪었다. 바이든 시대엔 다시 협상과 타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미국이 고립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리더로서 과거의 면모를 찾을 것이란 예상이다.

바이든 시대엔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큰 관심이다. 바이든 시대의 미-중 관계를 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우선 트럼프가 중국을 강력하게 밀어 붙였지만, 많은 사람들은 바이든 역시 그에 못지 않은 강한 반중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중국의 급부상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전통 우방국들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항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예컨대 한국, 일본, 호주 등 동맹국들을 묶어 중국에 강력하게 대항할 것으로 본다.

다만 한국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을 사이에 둔 선택을 강요 받을 수 있다는 예상도 많다. 바이든 정부가 대중 전략을 펴면서 한국을 중요한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바이든 시대엔 미국이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유무역 질서를 복원해 나갈 것이란 예상도 많다. 바이든의 등장으로 세계 통상 환경이 다시 '정상화'되면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자본이 이번 미국 선거를 타락시켰다고 보는 사람들은 바이든 시대를 맞아 중국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는 바이든이 강력한 대중 정책을 펼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들인 헌트 바이든 등 바이든가(家)가 사실상 중국 비지니스에 깊숙히 개입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이 현재 표정관리 중이라는 평가도 많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 중국이 다시 부활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과 같은 트럼프의 강력한 압박이 이어진다면 중국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바이든의 등장은 중국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각에선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압박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분위기는 친중국 매체 등이 일부러 조장한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데엔 과거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지적했다.

■ 재닛 옐런과 파월의 조합...적극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 뒷받침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면, 전직 연준 의장들이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게 된다.

바이든은 일단 대대적인 재정확대 공약을 내걸면서 적극적인 정책을 공언했다.

현재 9천억 달러 수준으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견차를 좁히긴 했으나 바이든은 2.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웅변하기도 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조합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 사태 이후 이미 4차례에 걸쳐 2.8조 달러의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바이든은 향후 공화당 정부 이상으로 더 많은 돈을 쓰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와 계속되는 유동성 홍수 속에 달러 약세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옐런과 파월은 이미 경기부양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발언을 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뒤 이들이 적극적인 정책 뒷받침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 출범과 옐런-파월 조합은 적극적 경기부양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주가 상승과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 경기는 회복되고 금리가 조금씩 올라가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달 므누신 재무장관이 연준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뜻밖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연준 역시 의외의 정부 대응에 당황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옐런이 재무장관이 된다는 소식은 완화적 정책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렸다"면서 "그의 고압경제 이론 등도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옐런의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는 경기를 충분히 부양하기 위해 고용시장 유휴 자원 소진을 통한 과열 유도, 총수요 회복 등을 내용으로 한다. 지난 8월 연준이 채택한 평균물가목표제(AIT)도 이런 아이디어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파월과 옐런의 조합은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옐런이 인플레 용인 발언을 내놓았고 파월은 8월 AIT를 들고 나왔다"면서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가 오를 수 있지만, 기대 인플레를 용인하는 정책흐름상 시중 금리가 크게 오르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또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국채 발행으로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경우 연준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금리 급등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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