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다만 9월 이후 미 달러화는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 및 대선 관련 불확실성 전개 양상에 따라 좁은 구간에서 등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12월) 중 '미 달러화 약세 지속 배경'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2020년 중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급등(3월 20일 102.8, 연중 최고치)했다가 8월 말까지 빠르게 하락했고, 9월 이후에는 다소 상승했다가 11월 이후 재차 떨어졌다.
신흥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3월 하순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여전히 전년말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우선 올해 미 달러화 약세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미국 연준의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상당 부분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마이너스 정책금리 시행으로 금리인하 여력이 거의 소진된 ECB(유럽중앙은행) 등과 달리 미국 연준은 3월 중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150bp)해서 유로지역 등과의 금리차를 크게 축소시키고 저금리 장기화 기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 확대도 경상수지 악화, 정부 부채 급증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 등을 통해 미국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미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총 4회에 걸쳐 총 2조6000억 달러의 사상 최대 재정지원책을 시행했으며,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중 미국의 GDP대비 재정적자 규모(-18.7%)가 주요 선진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9.8%)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제시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느린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이후 급증세로 반전되면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증대된 것도 미 달러화 약세에 일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됐다.
한국은행은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달러화가 단기적으로는 주요국의 코로나19 전개 양상,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관련 논의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주요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통화·재정 정책 방향,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