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 연구원은 "한국은 2015년 이후로 더 이상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지는 과정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따라서 정부의 파이낸싱도 돕고 원화 약세 압력도 만들 수 있는 국채 매입이 선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선진국간의 환율은 양국 통화정책의 갭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금리는 달러 약세 압력이 지속되는 중에는 리플레이션 심리에 따라 일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기조적인 인플레 가능성이 매우 낮으므로 금리 상승시마다 미래의 캐리를 노리고 장기물과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게 낫다"면서 "현재의 급한 커브에 따른 롤링효과와 높은 캐리는 약세장을 버틸 수 있는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언헸다.
■ 당분간 환율 하락 이어질 수 있지만 구조적 환율 하락 자신하긴 어려워
현재의 환율 하락세는 돈의 힘과 미국 재무부의 현금 방출 앞에서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환율 하단 저항선을 1,050원으로 낮추놓자"면서 "흐름이 바뀔 수 있는 트리거와 시점은 빠른 백신 유통으로 미국부터 경제 락다운이 차츰 완화되며 공산품 소비가 줄고 미국의 성장 캐치업이 나타나는 시점이며, 그 시기는 내년 1분기 중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당장 1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예상보다 큰 규모로의 PEPP 확대/연장으로 최근의 강유로로 인한 디플레 압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강세가 마냥 계속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문 연구원은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하고 기본적인 원리는 통화의 쌍을 이루는 양국간의 성장률 격차"라며 "한국 성장률 변동성이 미국보다 크게 이를 결정하는 유일무이한 요소가 수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원/달러 환율은 수출 증가세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수출 호조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을 탑픽으로 꼽으면서 달러를 싸들고 들어오는 근본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출 증가세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독일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가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 제품 생산과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장기 저성장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구조적 요인이란 올드 노멀 때 누적된 과잉투자, 4차산업으로의 이동, 미국의 상대적 긴축에 따른 강달러(2014~2019년), 무역분쟁(2018~2019년) 등이라고 밝혔다. 2012~2013년에는 중국의 위기 극복용 과잉투자, 2017년 일시적 리프레 기대 등으로 잠시나마 수출호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결국 구조적 역풍을 이기지 못하고 이내 꺾였다고 밝혔다.
수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한다고 볼 근거는 아직 미약하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내년에도 더 큰 폭으로 진행된다면 풍부한 유동성 하에서 리플레가 나타나고 장기금리가 더욱 상승해 채권 저가 매수 및 롤&캐리를 활용하는 버티기 전략의 의미는 퇴색한다"면서 " 만약 이러한 수출흐름에 구조적 변화가 잇다면 환율이 1,050원 이하로도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수출증가세가 판데믹 위기에 따른 경제 락다운,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IT 기기와 자동차 등 코로나 관련 수출 증가세가 크고 외국인의 주식 매수도 해당 섹터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현재의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구조적 흐름이라기보다는 순환적, 테마성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런 면에서 8년래 최대치까지 확대된 약달러 베팅은 미래에 되돌려질 때 큰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