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0원 오른 1,11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오름세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이후 줄곧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과 경제 봉쇄 조치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지배한 탓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대를 넘어선 것도 달러/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3명 늘어 누적 2만9천65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일(313명)과 비교하면 30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달러/원은 1,110원선 주변을 넘나들다가 정오께 외환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 물량이 나오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외환 당국은 실개입에 나서며 달러 공급을 모두 집어삼켰고, 시장 내 숏마인드 역시 실종되면서 달러/원은 계단식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달러와 달러/위안 환율마저 강세 흐름을 타면서 달러/원의 상승은 더욱 속도가 붙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750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7% 오른 92.46을 기록했다.
외환 당국은 원화 강세 속도가 여타 통화 대비 가파르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원화의 절상 속도는 위안화 대비 빠르게 진행된 게 사실이다.
시장은 이를 코로나19 통제와 경상거래 회복, 기업실적 개선 등에서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당국은 심리에 의한 쏠림이 있었기 때문에 달러/원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외환당국은 달러/원 환율이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이례적으로 매수 개입에 나서며 달러/원 상승에 불을 지폈다.
여하튼 당국 개입으로 그간 악재 노출에도 굳건하던 시장 참가자들의 숏마인드가 이날 자치를 감췄다.
당국 의지대로 서울환시에 일방적인 쏠림 현상은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 개입은 시장 흐름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어서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으나, 그간 사실 시장에 숏 분위기는 너무 일방적이었다"면서 "당국이 일방적인 하락 추세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시장 플레이어들도 균형을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20일 전망…백신과 코로나19 이슈 주목할 때
오는 20일 달러/원 환율은 당국 개입 여진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현 레벨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주식시장이 장 막판 급락함에 따라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서울환시 주변 가격 변수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거래에서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미 주가지수 선물도 장중 낙폭을 빠르게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승인 요청에 대해 미 정부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라도 한다면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다시 고조될 수도 있다.
결국,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와 백신 희망이라는 양재료에 금융시장이 어떤 반응을 이어가느냐가 서울환시 달러/원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 개입으로 원화 강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에서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느냐도 서울환시에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면서 "아울러 당국 개입이 본격화된 현 시점에서 시장참가자들은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백신 개발 상황 소식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포지션 전환에 유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