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말 많고 탈 많은 실손보험, 차등제가 해답될까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02 00:00

▲사진 : 유정화 기자

▲사진 : 유정화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대한 4번째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열린 이번 ‘실손보험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는 급여·비급여의 보장구조 분리 운영, 자기부담금 상향, 현행 재가입 주기의 단축 등 상품구조 개편 방안이 제시됐다.

그중 주된 방향성은 실손보험의 보험료 차등제다. 말 그대로 보험금을 많이 탈수록 보험료도 많이 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가입자의 비급여 의료 이용량과 연계해 실손보험료를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내년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청구 건수가 많은 가입자는 보험료를 할증하는 식이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하면 다음해 보험료가 최대 3~4배까지 오를 수 있다.

그간 실손보험 상품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나왔다. 국민 건강보장의 사적 사회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실손보험이 보험사에 매년 적자를 안겨다주는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치솟는 손해율로 실손보험의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가 나왔고, 지속가능성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졌다.

실제 보험사들은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실손보험에서 2조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년 영업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몇 년새 실손보험 시장을 떠나는 보험사들이 늘어나, 소비자들에게까지 불편을 끼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때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실손보험은 어쩌다 보험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을까. 여러 원인들이 있으나 주된 배경은 일부 의료이용자의 과다 의료이용이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득 향상과 고령화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보험금 지급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의 의료시장 예측 실패와 방만한 보장, 실적 경쟁과 느슨한 위험관리가 누적된 재난으로도 볼 수 있다. 실손보험을 둘러싼 문제들은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을 해온 탓에 겪는 성장통으로도 이해된다.

공청회에서 나온 실손보험의 제도개선 방안들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조치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방안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대다수의 혜택을 받는 가입자들과 달리 고령자 등 필수 이용자들에게는 보험료가 적잖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청회 패널 토론자로 나선 이면상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장은 먼저 전반적인 개선 방안에 공감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상품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팀장은 “의료 수요 억제로 인한 초기 진료 기회를 놓쳐 병이 악화돼 오히려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등의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의료비, 의료 급여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료 비용까지 보장해 왔다. 국민에게 ‘제2의 건강보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혼 실손보험이 병원에 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보험료 인상을 걱정해 보장을 받기를 주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고령층이나 중증 환자의 경우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보험료 차등제가 적용되면, 기존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료 차등제 도입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특약이나 세금 혜택 등으로 실손보험 제도개선으로 곤경에 처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데이터는 잊혀도 스토리는 남는다” 마음을 여는 스토리텔링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81] 매튜 룬(Matthew Luhn)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20년간 스토리 아티스트로 일했다. 그동안 <토이 스토리> 1~3편,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업>, <카> 등 수많은 히트작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한다. 잘 만든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스토리 없이 통계나 데이터, 정보만 접하면 10분 뒤 머릿속에 남는 것은 5%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내용을 스토리에 담으면 65%가 남는다. 단순히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유대감까지 느낀다. 2 AI 시대 ‘전력 기아’...원전은 선택 아닌 필수 이재명 정부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우리는 앞으로 어떤 전기로 살 것인가’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이번 공론화는 찬반 투표가 아니라 발전량 비중 '범위'를 묻는 방식이다. 전원별 발전량 비중 상한과 하한을 정한다. 개별 원전 계속 운전, 부지 확정 사업,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특정 지역 입지 등은 논의에서 제외된다.다음달 시민참여단 300명을 선발해 오는 12월 중순께 숙의 토론 과정을 거쳐 나온 권고안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한다.일각에서는 정책적 딜레마를 회피하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공론화라는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며 폄훼 3 다케나카 개혁의 성과와 대가: 레소나은행과 다이에이의 구조조정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2년 10월 발표된 이른바 다케나카 플랜으로 지칭되는 ‘금융재생 프로그램’은 일본 금융시스템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부실 처리를 미루는 관행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였다. 은행의 자산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을 지체없이 인식하도록 한 이 정책은 일본 금융시스템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의 손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고 채무기업의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일까지 이루어져야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그러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손실이 드러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