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본사 / 사진 = 각사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쪼개기 거래를 표방한 증권사들이 ‘서학개미’를 유입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소수점 해외주식 거래의 원조격으로 꼽힌다. 2018년 해외주식을 소수점 이하 둘째자리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 활성화 계좌는 9월 말 기준 11만좌 수준으로 집계됐다.
원조 서비스는 2019년 5월 ‘플랜yes 해외주식 적립식 서비스’를 내놓는 기반이 됐다. 자동으로 환전하고 해외주식을 매수한 뒤 원하는 목표수익률에 매도까지 할 수 있다. 소수점 적립을 신청하면 0.01주 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해외주식 마케팅을 통한 가장 큰 기대효과는 저변 확대”라며 “아직 증권사 비즈니스 중 큰 포지션을 차지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는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점유율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0년 8월 소수점 단위 거래에 기반을 둔 ‘미니스탁’ 앱(APP)을 출시해 해외 투자 진입장벽을 낮췄다. 미니스탁을 통해 해외주식을 별도 환전 없이 1000원이라는 금액 단위로 주문해 소수점 이하 여섯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니스탁 출시 한 달 여 만인 올해 9월 이용 고객은 2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 20~30대가 합쳐 70% 수준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미니스탁 이용자 중 30%는 한국투자증권에 처음 계좌를 개설한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시차와 시스템 적응 등으로 진입장벽이 있는데 편리한 UI(사용자환경)으로 비싼 해외주식을 소액으로 살 수 있게 했다”며 “자산관리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장기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제시했다.
해외주식은 증권사의 새 먹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해외주식 수수료는 국내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측면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단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이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해외주식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투자판단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대형 기술주가 고점일 때 투자한 경우 향후 주가뿐 아니라 환율까지 자칫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