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리가 많이 올라오고 조금만 더 오르면 한국은행이 '싫어하는' 레벨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이 수준에서 금리 상승엔 한계가 있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 수요일 금통위의 금리 동결 전망에 이견이 거의 없는 가운데 시장은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한 주를 시작했다.
■ 채권시장의 악재...계속되는 미국요인과 수급에 대한 부담
최근 금리 상승 흐름과 관련해서 미국 요인을 빼놓을 수 없다.
평상시와 다른 규모의 4분기 국채발행 물량 부담을 모두가 인지하는 상황에서 미국발 금리 상승 압력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에선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닫기

우선 바이든과 민주당이 대통령과 의회 석권이라는 '블루 웨이브'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이 높다는 진단이 많다.
소위 데모크래틱 스윕(Democratic Sweep)이 나타나면 미국의 경기부양 규모가 민주당의 초안대로 3조 달러에 달할 수 있어 채권 공급 부담이 보다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보인다.
보수적으로 봐서 민주당이나 바이든의 승리가 아니더라도 미국의 경기부양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측면이 고려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추가적인 재정적자 용인을 배제하고도 연내 2조 달러 내외의 경기부양 법안 통과와 CoVID-19로부터의 자생적 회복이라는 변수 만으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연내 연고점 0.9%까지, 중기적으로 1%대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직전 안(1.62조)보다 증액된 1.8조 달러를 제시하면서 민주당의 가장 최근 안(2.2조)과의 간극을 더욱 줄였음에도, 민주당 하원과 공화당 상원이 공히 반대하는 이유를 ‘선거를 앞둔’ 명분 및 정국 주도권 분쟁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급 문제는 계속해서 채권시장을 옥죄는 요인이다. 지난주 정부가 2025년 재정준칙을 도입한 가운데 정부는 2024년 국가채무비율을 58.6%로 적시하면서 준칙을 발표한 바 있다.
채무 관리를 '널널하게' 하는 데다 2025년 준칙이 적용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에게 국채 발행 '면죄부'를 줬다는 목소리까지 냈다.
한 때 GDP 대비 40%가 넘어서는 안되는 금과옥조처럼 여겨졌지만, 이젠 부채비율을 대폭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국채발행 구도가 되돌려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미국 요인, 국내 수급 요인이 모두 국내 국채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재정준칙과 관련, "준칙 도입 이전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국고채 발행 우려도 커졌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 시사로 미국의 경기부양 기대도 높아졌다"면서 "경기부양 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추가 재정 부양이 성장 개선과 리스크 온 강화,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채권시장에는 악재"라고 풀이했다.
■ 상당부분 반영된 악재...현 레벨에서 금리 추가 상승룸 한계도 고려
다만 금리가 최근 상승하면서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국고10년이 1.5%대 중반 수준으로 오르자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인 데다 가격 메리트 증가에 따른 크레딧물 매수 몸짓 등 이 수준에서 금리 전반이 일방적으로 오르긴 어렵다는 견해들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은행은 10년 금리가 1.6%선에 도달하기 전 단순매입 조치를 강화한 바 있으며, 따라서 지금 수준에서 금리가 일방적으로 더 치고 올라가지는 못할 것이란 기대감들도 작용한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현재 경기 수준, 그리고 이 레벨에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여차하면 한은이 '정례 단순매입'(월 하순 단순매입) 외에도 단순매입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 추가로 금리가 오를 룸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크레딧물 등으로 캐리를 하려는 욕구들도 강화됐다. 이 수준에서 밀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 여건이 그다지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금리 상승의 한계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30년물 비경쟁 인수 옵션 행사가 어려워지는 등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비경쟁이 잘 안되면 11월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일단 다음주 상황이 중요한데, 금리가 현재 레벨에서 더 오르긴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은이 5조원 플러스 '알파'의 단순매입을 공언했는데, 만약 한은이 대략 5조원 수준에서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일단 시장 금리는 조금 더 밀릴 여지도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의 금리동결 전망에 대한 이견은 사실상 없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