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간 2일 도널드 트럼프닫기

미국 대선을 1달을 앞두고 격렬한 선거 캠페인이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이 우선 경기 부양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 사태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협상의 저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커졌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런 점에 무게를 실어줬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확진이 부양책 협상 역학을 바꿔놓았다"며 "여야가 중간지점을 찾아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명을 내고 "항공업계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방안이 곧 나올 것"이라며 항공사들에 감원을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고용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대비 66만1000명 늘며 예상치(80만명 증가)를 하회했다. 8월 고용은 137만1000명 증가에서 148만9000명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9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2센트(0.07%) 오른 29.47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대비로는 4.65% 상승해 예상치 4.8%에 미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소식은 금요일 미국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선호를 강화시켰다. 주가와 유가 하락, 달러 강세 등을 이끌었다. 하지만 재정부양책 합의 예상으로 미국채 금리는 오히려 올랐으며, 장중 주가 낙폭도 줄었다.
■ 트럼프 확진 소식에 주가 하락하고 금리는 올라...추석연휴 기간 일드커브 스티프닝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4.09포인트(0.48%) 낮아진 2만7,682.81에 장을 마쳤다. 장중 430포인트나 밀렸다가 경기부양 기대 등으로 낙폭을 줄였다. S&P500지수는 32.36포인트(0.96%) 내린 3,348.44, 나스닥은 251.49포인트(2.22%) 하락한 1만1,075.02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국내 추석 연휴기간 동안 0.4% 하락해 전체적으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2일 급락엔 급락한 것이다.
미국채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 확진 소식 이후 반등했다.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이 경기 부양 기대감을 자극한 영향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일 2.06bp 오른 0.6964%를 기록했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 3.71bp 오른 것이다.
국채30년물 금리는 2.83bp 상승한 1.4871%를 기록했다. 국내 연휴기간 7.19bp 상승했다.
최근 미국채 일드커브는 스티프닝을 나타냈다. 연휴 기간 미국채2년물 금리는 0.39bp 상승해 장기물 위주의 금리 상승이 이어졌다.
달러화 가치는 2일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 소식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0.14% 오른 93.8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2일 4% 넘게 급락하면서 37달러선 근처까지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물은 전장보다 1.67달러(4.3%) 낮아진 배럴당 37.0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66달러(4.1%) 내린 배럴당 39.2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6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입찰 분위기 점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미국 대선 캠페인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정권 연장이 어려워질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미국 현지 매체들 사이에선 당초 바이든 후보에 뒤져 있었는데,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이제 두 후보의 격차가 10%p 이상으로 벌어져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굳힐 기회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다시금 미국의 코로나 정책 실패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대통령이 이 전염병을 가볍게 여기고 부적절하게 처신한 결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4세다.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감염을 드라미틱하게 극복하는 과정에서 동정론을 얻고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한다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단은 미국의 부양책 처리 흐름도 주목되고 있다. 우선 안전자산선호에 불구하고 낸시 펠로시의 부양책과 관련한 낙관적인 발언 속에 미국 금리는 올랐다. 주가 하락도 장 중간에 부양책 협상에 대한 기대로 낙폭을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부양책 합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위험자산이 재차 반등할 개연성도 있다.
또 미국 주식시장이 바이든보다 친시장적인 트럼프를 더 선호하는 상황에서 현재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부양책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하원에서 독자적으로 2.2조 달러의 부양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백안관은 1.6조를 제시하면서 추가 협상을 거론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채권시장은 입찰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우선 이날은 국고3년 3.2조원, 통안채 1조원 입찰이 있다. 내일은 국고30년 3.1조원 입찰이 대기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물량과 대외 불확실성 속에 이 물량이 어떻게 소화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주엔 국정감사 시즌이 개막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