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0원 내린 1,169.5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이 1,160원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 25일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 약세 여파가 컸다.
미 주식시장은 추가 부양책 협상 기대와 저가매수세 유입 등으로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고, 달러는 미 주식시장 상승과 브렉시트 가능성에 따라 파운드가 강세를 보이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서울환시는 개장과 함께 숏물량이 몰려 들었고, 공급 우위 장세 속 달러/원도 빠르게 몸을 낮췄다.
여기에 코스피지수 상승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소식까지 더해지며 달러/원은 한 1,167.50원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은 축소되고, 중국 인민은행의 달러/위안 기준환율(6.8171위안) 고시 이후 달러/원의 낙폭도 점차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역내외 참가자들도 숏물량을 줄이면서 달러/원의 낙폭 축소를 자극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265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3% 떨어진 94.25를 기록했다.
■ 달러/위안 반등에 저가성 결제 수요 꾸준
달러/원 환율이 달러 약세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하락 모멘텀이 약화된 데는 달러/위안 반등과 저가성 결제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크다.
달러/위안은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환율 고시 이후 낙폭을 줄이고 지난밤 뉴욕환시에서 거래되던 레벨을 뚫고 올라섰다.
이 때문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 설정을 미루던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도 어느 정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원 1,160원대는 언제든 저가 매수세가 몰릴 수 있는 레벨이다"면서 "오늘 달러/원 하락이 1,169원선에서 멈춰섰던 것은 긴 연휴를 앞둔 탓인지 숏포지션 구축이 혹시 모를 리스크로 이어질지 않을까 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고 반대로 연휴 리스크는 결제 수요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 5일 전망…1,160원대 안착 가능성 고조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내달 5일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 안착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 대선 TV토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재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일단 미 대선 TV토론과 함께 미 추가 경기 부양책 협상 시작 소식은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민주당이 2조2000억 달러 규모 재정부양책을 새롭게 공개한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부양책 관련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브렉시트 협상 낙관론도 리스크온 재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유럽연합(EU) 측이 법률 계약서를 작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EU와 영국 간 포스트-브렉시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추석 연휴 기간 중 미 주식시장과 달러화 흐름이 다음달 5일 달러/원의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미국발 정치 변수만 악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