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모델 개요. / 사진 = 보험개발원
16일 보험개발원은 이달부터 대재해모델의 일종인 전염병 위험평가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보험개발원은 1년에 걸쳐 전염병 위험평가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해외사례 조사, 논문 리서치 등 데이터 확보에 2개월, 세부 모듈 설계 및 개발에 7개월, 모듈 정합성 검증과 보완에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신종 전염병 보장은 생명·실손보험의 경우 보험으로 보상되나 영업중단, 여행취소·중단, 행사취소 등에서는 보장공백이 발생해 왔다. 여행자보험이나 웨딩보험에서는 전염병으로 인한 위약금을 보상하지 않는 데다 전염병으로 인한 영업중단, 행사 취소 등 손해는 원칙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이에 최근 보험가입으로 전염병 손해를 보장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6월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위험관리 역량 제고를 위해 감염병과 같은 대재해 위험평가 모델의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개발원은 보험업계, 감독당국과 협의해 모델에 기반한 보험상품을 설계(적용할 보험상품의 종류, 보장범위, 보장방식 등)해 보장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이에 이르면 내년 보험사들이 이를 활용한 전염병 전용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 모델은 과거 발병한 전염병의 특성 뿐만 아니라 인구밀도, 인구이동, 방역수준 등과 같은 변수들을 반영해, 향후 발병 가능성과 영향도를 평가하는 툴이다. 전염병 발생 가능성과 그 심도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모형화해 시뮬레이션을 함으로써 경험통계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다. 보험료 산정과 리스크관리에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염병 모델은 바이러스 특성과 방역대책 파트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보면 △발생 가능성 △감염도ㆍ치명도 △인구구조에 따른 영향 △발생 위치 △백신 생산(개발) 시나리오 △국가의 대응조치 △전염병 지속기간 등의 7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외국에서는 전염병 모델을 보험상품 개발, 보험회사 리스크관리, 팬더믹 채권 발행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18년 뮌헨리(재보험사)-마쉬(중개사)-Metabiota(모델개발사)가 협력해 전염병으로 인한 기업휴지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PathodgenRX)을 개발해, 주로 숙박·여행·항공·스포츠업계 등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보험개발원은 태풍·홍수·호우모델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감염병 위험평가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보험개발원은 2015년부터 경험통계가 부족한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평가 모델을 개발해 현재까지 태풍·홍수·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재물 피해 평가모델을 구축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